※편집자주: 천년고도 경주의 역사 경관을 이루는 소나무 숲이 문화유적지 안에서도 재선충병 확산으로 위협받고 있다. 문화유산 보호구역의 피해 현황과 방제 실태를 살펴보고 문화유산의 경관과 가치를 지키기 위한 대응 방안인 방제 이력 통합 관리와 보호구역 안팎을 잇는 장기 대응 전략 등을 짚어본다.경북 소나무재선충병은 전국 전체 감염목의 약 45.1%를 차지하며 전국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특히 2025년 기준 포항시, 경주시, 안동시는 소나무재선충병 극심 지역으로 분류됐다. 특히 천년고도 경주의 문화역사 경관을 이루는 문화유적지 내 소나무 숲도 재선충병 확산으로 위협받고 있다. 주요 왕릉과 남산, 불국사 등 문화유산 주변에서도 피해가 이어지는 가운데 예방 나무주사와 고사목 제거를 병행하고 있지만, 광범위한 산림에 퍼진 재선충병을 차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경주시가 2025년 펴낸 ‘경주시 문화유산구역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기본설계’에 따르면 관내 문화유산 보호구역의 약 65%(2244.05㏊)로 피해 정도별로는 경미 1206.42㏊(53.8%), 경 835.69㏊(37.2%), 중 161.96㏊(7.2%), 심각 39.98㏊(1.8%)로 조사됐다. 이는 2024년 기본설계 당시의 분석 결과로 현재 피해 규모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문화유산 주변 소나무림 상당수가 재선충병 위험에 노출돼 있음을 보여준다.특히 남산과 낭산, 왕릉 주변 소나무림은 피해 확산에 따른 경관 훼손과 산림 쇠퇴가 우려되는 지역이다. 불국사 주변 산림에서도 감염목이 발생하고 있어 문화유산 보호구역 내부뿐 아니라 인접 산림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주시 산림경영과 관계자는 “경주 전체 면적의 약 67%가 산림인 데다 문화유산과 관광지가 산림에 인접해 있어 예찰과 방제 대상이 광범위하다. 산림 전반의 피해를 관리하면서 역사 경관을 보존해야 하는 만큼 방제의 난도도 높다”고 설명했다.   경주시는 문화유산 주변 소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예방 나무주사와 고사목 제거를 지속하고 있다. 문화유산과는 주요 사적지와 왕릉, 산림유산 등을 중심으로 예방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남산과 불국사, 문무대왕릉, 양동마을, 옥산서원 등에 대해 2025년에는 피해 실태와 기존 방제 이력을 분석해 2030년까지의 연차별 방제계획을 마련했다. 경주시 문화유산구역 소나무재선충병 방제계획에 따르면 ‘2026년부터 2030년까지 문화유산구역 내 소나무의 예방나무주사를 연차별로 추진하는 것’을 골자로, 약제 유효기간 만료에 따라 방제 수요가 특정 연도에 집중되는 만큼 사업 규모를 분산하고 문화유산별 방제 이력과 사업 결과를 공유하는 통합 관리체계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예방사업 대상 면적은 2026년 약 206㏊를 비롯해 2027년 613㏊, 2028년 300㏊, 2029년 690㏊, 2030년 240㏊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2027년과 2029년에는 기존 예방사업의 약제 유효기간이 잇따라 만료되면서 방제 수요가 집중될 전망이다.올해는 원성왕릉과 희강왕릉, 남산 일원 및 도심 문화유산구역 내 조경수 등을 대상으로 예방사업을 추진한다. 2027년에는 손곡동과 물천리, 금강산, 명활성, 석굴암, 부산성, 관문성, 석장동 암각화, 남산 일원 등이 대상이다. 2028년에는 오릉과 서악동 고분군, 김유신 묘, 구정동 고분군 등을 중심으로 후속 방제가 필요하다. 2029년에는 경덕왕릉과 골굴암, 문무대왕릉, 불국사, 옥산서원, 남산 일원 등 약 690㏊에 대한 사업이 계획돼 있어 가장 많은 방제가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2030년에는 원성왕릉과 희강왕릉, 남산 일원 등 약 240㏊를 대상으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경주시 문화유산과 관계자는 “예방나무주사의 약효가 만료되는 시점이 홀수 연도에 집중되는 경향을 고려해 연차별 사업 규모를 고르게 조정하거나 추가 예산을 투입해 약제의 유효기간을 늘리는 방안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예방 나무주사는 나무에 약제를 주입해 재선충병 감염과 확산을 억제하는 방식”이라며 “약효 지속기간과 대상지 특성에 따라 2년형과 4년형 약제를 구분해 사용하며 왕릉 주변 소나무에는 수목에 부담을 줄 수 있는 반복적인 천공을 줄이고 관리 주기를 늘리기 위해 상대적으로 약효가 긴 약제를 적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경주시 산림경영과 관계자는 “문화유산 보호구역은 방제 과정에서 일반 산림과 달리 장비 진입로를 확보하는 것부터 제약이 따른다”며 “고사목을 벌채한 뒤 외부로 반출하려면 장비가 들어갈 수 있는 작업로가 필요한 경우가 많지만, 보호구역에서는 현상 변경 등 관련 절차와 문화유산 훼손 우려로 새로운 진입로를 확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산처럼 경사가 급하고 암석이 많은 지역은 상단부까지 장비와 인력이 접근하기가 쉽지 않아 작업 자체가 제한된다”고 덧붙였다. 장비 진입이 어려운 곳에서는 고사목을 현장에서 처리해야 한다. 과거 활용했던 훈증 방식도 훈증더미가 역사 경관을 해칠 수 있고 산불 발생 시 불쏘시개가 될 우려가 있어 적용에 한계가 있다고 한다. 문화유산 보존과 방제 효과, 작업 안전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만큼 일반 산림과 동일한 방식만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것이 현장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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