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비어 브런슨 유엔군사령부 사령관의 대한민국 영역 언급으로 영토주권 부정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정부의 비무장지대(DMZ) 내부 환경·역사 조사가 유엔사의 협조 거부로 2년 반 가까이 중단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20일 통일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 등에 따르면 2020년 시작된 통일부·기후부·국가유산청·산림청 등의 DMZ 내부 조사가 2024년 5월 중단돼 현재까지 재개되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DMZ 내부 조사는 2018년 남북정상회담에서 도출된 'DMZ 평화지대화' 합의의 후속 조처로 2020년 5월 시작됐다. 
 
구체적으로 ▲DMZ 생태계 조사(기후부) ▲DMZ 사라진 마을 조사(통일부) ▲DMZ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 조사(국가유산청) ▲DMZ 산림자원 조사(산림청) 등이 진행됐다. 각 부처는 동절기를 피해 5~10월에 조사 사업을 수행했으며, 코로나19 팬데믹과 조류독감 확산 시기에도 중단하지 않았다.그러나 유엔사는 2024년 5월 '안보 상황'을 이유로 민간인 출입이 불가하다며 내부 조사를 수행할 각 부처 인력의 출입을 승인하지 않았다. 당시는 남쪽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이 살포되고, 북한이 오물 풍선을 날리는 등 긴장이 고조된 시기다. 
 
하지만 그 후로도 유엔사는 우리 정부의 DMZ 내부 조사 목적의 출입 신청을 매번 불허했다. 올해 5월에도 기후부가 DMZ 내부 조사 재개를 시도했지만, 유엔사는 두 달이 지나 7월에 9·19 군사합의가 효력을 상실했다는 이유를 들어 출입을 승인하지 않았다.민간부문의 DMZ 출입도 극도로 제한되고 있다. DMZ 평화의 길 중 DMZ 내부 구간을 경유하는 파주·철원·고성 지역 3개 테마노선도 2024년 5월부터 유엔사의 협조 거부로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이에 따라 유엔사가 정전협정의 관리 주체로서 DMZ 출입을 통제할 권한이 있지만 최근 우리 정부와 국민의 DMZ 접근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는 반응이 나오며 주권 제약 논란으로도 이어졌다. 
 
유엔사는 우리 정부의 기존 조사활동까지 제동을 건 이유에 관한 질의에 "유엔사는 정립된 절차와 정전협정에 따라 한국 정부와 긴밀히 조율하며 각 출입 요청을 검토한다"며 "신청된 연구활동의 잠재 가치는 DMZ 진입 인력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과 비교해 신중히 평가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DMZ 내 위험이 크기 때문에 출입을 불허했다는 취지의 답변이다.
기존 DMZ 구간의 접근 제한에 더해 유엔사는 지은 지 23년이 넘은 정부 시설인 경의선 역사관 건물의 관할권 조정까지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에 대해 통일부는 23년간 관리한 부지·시설의 관할권을 넘겨주는 것일 뿐만 아니라 남방한계선이 종전보다 더욱 남쪽으로 내려오는 것이어서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