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이 천문학적 수치인 1000조원에 육박하는 가운데 그 진원지인 은행권 가계대출의 연체율이 5년 7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파트값 하락에다 시행사와의 분쟁으로 집단대출 연체율까지 치솟으면서 주택담보대출 연체율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28일 발표한 '5월말 국내 은행의 대출채권 연체율'에 따르면 시중 은행들의 지난 5월말 원화대출 연체율은 1.37%로 한달새 0.16%p 뛰었다.
특히 가계대출 연체율은 0.97%로 2006년 10월 1.07%를 기록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달전보다 0.08%p 올랐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도 한달전보다 0.06%p 높아진 0.85%로 역시 2006년 10월(0.9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특히 집단대출 연체율은 1.71%로 0.15%p 상승했다.
집단대출이란 일정한 자격을 갖춘 사람들을 대상으로 개별 심사 없이 일괄적으로 이뤄지는 단체 대출로 신규 아파트 분양시 중도금이나 잔금 대출로 활용된다.
최근 집단대출 연체가 늘고 있는 것은 작년 5월 이후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면서, 시세가 분양가 밑으로 떨어진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분양을 앞둔 계약자와 시행사 간 분쟁이 늘고 있는 점도 연체 규모를 부풀리고 있다.
집단대출을 제외한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43%로 0.03%p 올랐다.
직장에서 쫒겨나거나, 장사가 되지 않는등 고정적인 수입이 줄면서 신용대출 연체율도 치솟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나머지 가계대출, 즉 신용대출과 일반 담보대출 연체율은 1.21%로 한달전보다 0.13%p 상승했다.
경기가 연일 주름살을 지우지 못하면서 기업들 역시 제때 빚을 갚지 못하고 있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1.71%로 전월대비 0.21%p 상승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6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대기업대출 연체율은 0.98%,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1.95%로 각각 0.22%p 솟구쳤다.
업종별로는 건설업, 부동산·임대업, 선박건조업 등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치솟은 가운데 해상운송업은 연체율이 3개월 연속 하락해 1.07%까지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