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무역수지가 107억달러 넘는 흑자를 기록했지만, 최근 경기 둔화로 인한 수입이 감소한 덕분에 흑자를 보인 것으로 나타나 '불황형 흑자'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반증했다.
지식경제부(장관 홍석우)는 '2012 상반기 수출입 동향'을 통해 올해 상반기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7% 증가한 2753억8000만달러, 수입은 2.5% 증가한 2646억4000만달러을 기록, 무역수지가 107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지경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출입 증가율은 유럽연합(EU), 중국 등 주요국 경기 둔화로 인해 지난해 같은 기간 수출 증가율(23.6%)과 수입 증가율(26.7%) 에 비해 크게 저하됐고, 흑자규모(154억달러)도 감소했다. 수출 증가세 둔화는 주요 품목의 수출부진에 더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전체로는 수입이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6월 수입감소가 5%를 넘어서는 등 시간이 갈수록 수입이 줄어드는 추세가 뚜렷해 유로존 재정위기와 미국 경제의 회복세 둔화 등에 따른 '불황형 흑자'가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품목별로는 자동차, 부품, 일반기계, 석유제품 등이 10% 안팎의 수출 증가세를 보인 반면, 선박, 무선통신기기는 20% 이상 급감했다.
자동차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7%가 성장하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고, 석유제품(11.5%), 자동차부품(10.2%), 일반기계(9.8%), 철강(6.1%)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무선통신기기는 32.3%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고 선박(-20.1%), LCD(-4.0%), 석유화학(-1.7%), 반도체(-1.6%) 등의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지경부 관계자는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은 FTA효과로 국내 브랜드 인지도 상승, 주요 시장의 수요 회복, 부품 수출동반 호조 등으로 수출을 견인했다"며 "반면, 무선통신기기는 세계 시장 점유율이 확대됐으나 해외생산 확대 등이 수출 상승에 발목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스마트폰 해외생산 비중은 2010년 15.9%에서 2011년 56.8%, 2012년 1분기 79.7%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EU, 중국 수출이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냈지만 미국, 중동, 아세아 등에서는 비교적 선전했다.
지역별 수출 증가율(2012년 1월1~6월20일)은 중동 수출으로의 18.3%로 가장 높았고, 미국(10.7%), 아세안(9.6%), 일본(2.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EU로의 수출 증가율은 -16.0%, 중국은 -1.2%를 기록했다.
상반기 수입은 최근의 국제유가 하향세 등에 따른 원자재 수입 증가세 둔화와 수요 부진에 따른 소비재 수입 감소 등으로 전체적으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원유, 가스 등 주요 에너지는 원자재가 상승, 도입물량 확대 등으로 증가세를 유지했으나, 에너지를 제외한 원자재와 소비재, 자본재는 내수 및 수출 수요 둔화 등으로 수입 부진이 지속됐다.
품목별 수입증가율은 가스가 26.2%로 가장 높았고, 반도체장비(20.8%), 석유제품(17.0%), 원유(13.4%)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지경부는 대외여건 악화 등을 이유로 올해 수출입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수출은 지난해보다 3.5% 증가한 5745억달러, 수입은 5.0% 늘어난 5510억달러, 무역흑자는 253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