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재정위기에 따른 불확실성 때문에 올해 3분기 은행의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문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4일 한국은행이 산업은행, 수출입은행을 제외한 16개 국내은행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형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은행의 대출태도지수는 3을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 7보다 4포인트 낮고 2010년 2분기 이후 가장 소극적인 수치이다. 한마디로 은행이 대출을 꺼린다는 의미다.
특히 은행들은 중소기업 대출에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대출태도지수는 전분기 9에서 6으로 3포인트 떨어졌다. 대기업 역시 지난 분기 6에서 3포인트 감소한 3을 기록했다.
반면 가계대출은 지난 분기와 같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소폭 상승했다. 가계주택 대출태도지수는 0으로 전분기보다 3포인트 상승했고, 가계일반은 -3으로 지난 분기와 같다.
하지만 가계주택과 가계일반 모두 지난해 4분기 최저수준(가계주택 -25, 가계일반 -9)으로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가계대출이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은 관계자는 "유로존 재정위기 등 대내외 불확실성의 영향으로 중소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져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에 들어가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의 가계 대출태도에 대해서는 "정부의 가계부채 억제대책에도 불구하고 마땅한 자금운용처가 없어 은행들이 중립적인 태도를 보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중소기업의 대출수요는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내수부진, 수출둔화 등 수익성 약화로 중소기업의 대출수요지수는 전분기(25)대비 6포인트 오른 31을 기록했다.
신용위험지수는 중소기업과 대기업, 가계할 것 없이 모두 3년래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지수는 전분기 31보다 13포인트 상승한 44로 나타났으며, 대기업 역시 지난 분기 3에서 4배 이상 상승한 13을 기록했다. 가계의 신용위험 역시 전분기(22)대비 16포인트 상승한 38이다.
대기업의 경우 유로존 재정위기가 지속되고 글로벌 경기회복세도 둔화되고 이에 따른 수출부진 우려가 부각되면서 신용위험이 상승했다.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내수경기 불안으로 경기민감 업종은 물론이고 대외여건이 악화하면서 제조업체까지 신용위험이 높아졌다.
특히 가계의 경우 가계부채가 누적돼 채무상환능력이 떨어지고 있다. 더욱이 주택가격의 하락으로 대출 담보력도 저하돼 가계신용은 적신호가 들어온 상황이다.
한은은 "조사에 참여한 은행 중 가계 신용위험 변화의 가장 큰 원인이 '가계 빚'이라고 대답했다"며 "부채가 감당이 어려울 만큼 누적됐지만 가계 소득수준이나 여건은 더 악화돼 가계사정은 더 어려워질 전망"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