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소비자는 스마트폰시장에서도 해외 구매자에 비해 2배이상 돈을 내야 하는 등 홀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9일 발표한 '이동통신 시장 단말기 가격형성 구조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 중인 스마트폰이 해외보다 최대 2배 비싼 것으로 나타나는 등 전체적으로 심각한 거품이 끼어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서 인기가 가장 많았던 애플 아이폰4S 32기가바이트(?) 모델의 2011년 말 국내 판매가격은 81만1000원이었지만 해외 평균 판매가격은 57만9000원에 불과했다. 한국의 판매가격이 23만2000원(40%)이나 높은 것이다.
아이폰4S의 국내 판매가격은 16? 모델이 67만9000원으로 해외 평균 43만원보다 24만9000원(58%) 비쌌다. 국내 판매가격이 94만2600원인 64? 제품은 해외 평균 72만5000원에 비해 21만7600원(59%) 더 가격이 높았다.
또 KISDI가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11개 주요 나라의 스마트폰 판매가격을 비교한 결과 86만4000원으로 조사된 일본이 가장 비쌌다. 그 뒤를 한국·이탈리아(80만2000원), 스웨덴(78만1000원)가 이었다.
가격이 가장 싼 곳은 28만8000원인 영국이었고 캐나다(30만6000원)와 미국(35만원), 독일(51만8000원)도 비교적 낮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조사에 따르면 아이폰뿐 아니라 국내 회사인 삼성전자의 갤럭시SⅡ의 가격과 중저가형 제품을 생산하는 HTC의 ‘센세이션’도 국내 가격이 해외보다 높았다.
갤럭시SⅡ의 한국 판매가격은 73만7000원으로 해외 평균인 39만9000원보다 33만8000원이 비쌌다. 센세이션의 국내 가격은 70만원으로 해외 평균 32만원에 비해 2배 이상 이상 높아 가장 큰 폭의 이윤을 긁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의 가격은 애플이나 삼성전자, LG전자 등의 제조사가 이동통신사에 공급하는 가격은 출고가격과 이동통사가 가입자에게 매기는 판매가격으로 나뉜다. 이번 조사에는 정식 보조금 외의 추가 보조금은 제외됐다.
실제 판매가격은 국내와 해외가 큰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출고가격은 비슷했다.
특히 아이폰4S 32? 출고가격은 한국이 94만7000원으로 해외 평균 104만원보다 쌌다. 제조사인 애플 혹은 이동통신사에가 폭리를 취하는 셈이다.
갤럭시SⅡ의 국내 출고가격은 84만7000원으로 해외 평균 81만2000원과 큰 차이가 없었다. 갤럭시SⅡ와 국내 출고가격이 같은 센세이션은 해외 평균 출고가 73만원보다 10만원이상 높았다.
이처럼 국내의 스마트폰 판매 가격이 해외보다 높은 까닭은 국내 유통망이 이동통신사에 집중돼 있는 탓으로 분석 가능하다. 해외는 이동통신사 뿐 아니라 마트, 제조사 대리점 등에서도 스마트폰을 구입할 수 있다.
KISDI는 "이동통신사 중심으로 단말기가 유통되는 한국은 판매가격 경쟁이 활발하지 않을 수 있다"며 "유통망 경쟁이 제한돼 출고가격이 해외와 비슷함에도 불구하고 실제 구매가격은 높게 유지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