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우후죽순처럼 생기는 파밍(Pharming) 사이트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파밍 사이트는 시중은행의 가짜 홈페이지를 만들어 이를 사칭한 뒤 개인정보, 금융정보 등을 탈취하는 신종 금융사기 수법이다.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문자메시지를 통해 보안카드 승급을 해준다며 가짜 금융회사 사이트에 실명·주민등록번호 등을 입력케 하는 피싱 사기가 다시 성행하고 있다.
이날 오전부터 'KB국민은행입니다. 고객님 개인정보가 유출되었으니 보안승급바랍니다. www.kbfhcard.com'라는 문자메시지가 무차별적으로 발송되고 있다.
특히 이 문자메시지의 발신자가 국민은행 고객센터(1599-9999)로 나와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사기 문자메시지에 따라 웹사이트에 접속하면 '보안승급바로가기' 화면이 맨 위에 뜬다. 이 화면을 클릭하면 '인터넷뱅킹 보안서비스'로 연결되고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는 방식이다.
가짜 사이트의 유도에 휘말려 개인정보를 입력할 경우 통장 계좌번호는 물론 비밀번호, 인터넷뱅킹ID, 보안카드번호까지 모두 유출될 수 있다.
가짜 사이트의 접속이 차단될 경우 도메인을 교묘하게 바꿔 문자를 다시 보내는 경우도 빈번하다.
KB국민은행은 파밍 사이트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전담팀을 꾸려 관련기관과 공조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문의전화가 폭주하고 있다"며 "국민은행은 '보안승급' 관련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지 않으며 어떠한 경우에도 보안카드 암호 전체를 입력할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들이 개인정보와 금융정보 관리에 각별히 주의해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