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고용시장이 급랭했다. 지난 6월을 제외하곤 줄곧 취업자 수가 40만명대 이상을 기록하다 지난달 다시 30만명대로 후퇴했고 고용률도 50%대로 떨어졌다. 또 자영업자의 증가세는 지난해 8월부터 꾸준히 이어졌다. 문제는 자영업을 선택한 이들이 내몰렸다는 점이다. 은퇴한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세대를 주축으로 소규모 영세창업이 급증했고 직장을 찾지 못한 젊은층이 창업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신규 자영업자들 3분의 1이 1년을 못 버티고 문을 닫는 현상이 눈에 띄면서 '내몰린 자영업자'들은 향후 한국경제의 리스크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어쩔 수 없는 선택...창업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전체 2486만명 취업자 가운데 자영업자수는 580만3000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2만3000명 늘어난 수준이다. 자영업자 증가수는 지난 7월 19만6000명 늘면서 10년3개월만에 최대 증가폭을 나타냈다. 자영업자수는 지난해 8월 이후 줄곧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자영업자가 이렇게 늘어나는 주된 이유는 베이비부머들이 은퇴를 시작하면서 자영업이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는 실정이다. 자영업자가 급증하면서 경쟁도 그만큼 치열할 수 밖에 없다. 여기에 불황까지 겹쳐 도산의 확률을 더 높아지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최근에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3분의 1 이상은 1년을 못 버티며 절반 이상은 3년 이내에 폐업하고 있다. 또 매년 법원에 신청된 개인회생수도 늘어나고 있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자 '자영업푸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질 정도다. 이들 자영업푸어는 재료비와 임대료 등의 지출은 늘어나는 반면 불황으로 매출은 줄어들고 설상가상 자산가치까지 떨어지면서 생계조차 보장받기 힘든 지경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자영업자들에게 정부가 탈출구를 마련해 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20대와 30대 엇갈린 고용 왜? 지난달 고용동향을 살펴보면 눈에 띄는 점이 하나 있다. 그 동안 비슷한 모습을 보이던 20대(20~29세)와 30대(30~39세)의 동향이 달리 나타난 것이다. 지난달 20대의 취업자수는 360만명으로 전년동월대비 9만8000명 줄었다. 30대는 4만2000명 늘어난 576만1000명을 기록했다. 30대의 취업자수가 늘어난 것은 2010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88만원세대, 이태백(20십대 태반이 백수) 등 청년실업이 상시화되면서 20대와 30대는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정도만 다를 뿐 함께 증가하거나 감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7월 역시 20대와 30대의 취업자수는 전년에 비해 각각 2만5000명, 7000명 줄었고 6월에도 3만4000명, 7만명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20대와 30대의 모습이 엇갈린 것에 대해 통계청은 "일단은 30대의 취업 증가세가 계속 될 지 지난달에 그칠지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면서 "추측하자면 지난해 8월 20대의 취업자수가 1만8000명 증가했는데, 29세였던 이들이 30대로 편입되면서 30대의 취업자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해설했다. 또 기획재정부는 20대와 40대의 고용지표 개선이 상대적으로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20대 후반 남성과 40대 초반 여성에서 최근 고용률이 둔화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향후 전반적인 고용 회복세는 지속될 것이나 취업자 증가폭은 9월까지 등락을 반복하다 4분기 이후 다소 둔화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