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주춤하던 시중은행의 가계빚이 주택담보대출과 마이너스통장을 중심으로 다시 고개를 치켜들고 있다.
지난달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폭이 한달새 두배이상 커지면서 가계발 금융부실에 우려를 더해주고 있다.
한국은행이 12일 내놓은 '8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시중은행의 전체 가계대출 규모는 459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달새 1조5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전달인 7월 증가폭 7000억의 두배가 넘는 수준이다.
올초 감소세를 보였던 은행 가계대출은 지난 5월부터 넉달 연속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달 은행 가계빚을 부풀린 것은 주택담보대출과 마이너스통장이다.
주택금융공사가 '뒷배'를 봐주는 고정금리주택대출상품인 '적격대출'이 히트를 치면서 지난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311조6000억원으로 한달새 2조9000억원 수직 상승했다.
전월 증가액인 2조1000억원보다 8000억원 확대된 것이다.
금리가 춤을 추는 변동금리 대출상품에 대한 반작용속에 올해 3월부터 지난달말까지 시중은행이 공급한 '적격대출'은 5조 4879억으로 출시 6개월만에 5조원을 돌파하는등 인기몰이를 벌이고 있다.
가계빚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마이너스 통장대출도 전달에 비해 8000억원 늘어난 146조7000억원를 기록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비상금 등 여유돈이 필요한 고객들이 야금야금 마이너스통장을 빼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기업대출은 한풀 꺾이면서 7월에 비해 증가폭이 축소됐다.
지난달 은행권 기업대출 규모는 590조2000억원으로, 한달전보다 3조7000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7월 기업대출 증가폭인 4조5000억원 보다 17% 줄어든 수치다.
대기업대출은 143조 2000억원으로 한달전보다 3조원 올랐고, 중소기업대출도 447조1000억원으로 7000억원 증가했다.
대기업대출 증가폭은 한달새 4조원에서 3조원으로 1조원 줄어든 반면, 중소기업은 5000억에서 7000억으로 2000억원 많아졌다.
또 회사채 만기시기가 돌아온 기업들이 일반어음(CP)을 찍어내면서 CP 증가폭은 1조 2000억으로 한달전보다 3배이상 급증했다.
반면 회사채의 경우 증가폭이 3조4000억원에서 1조80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고, 유럽발 경기침체 장기화로 기업공개를 꺼리면서 주식발행 증가폭도 2000억에서 1000억으로 반토막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