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국내경기는 글로벌 불확실성이 다소 줄어들면서 다소 호전, 3%대초반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LG경제연구원은 23일 '2013년 국내경제 전망' 보고서를 발표하고 내년 국내경제 성장률이 2000년대 평균 성장률에 못 미치는 3.3%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예상치 2.5%보다는 높지만 최근 잠재성장률로 추정되는 3% 중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보고서는 국내경기가 세계경제 흐름과 유사한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봤다. 최근 유럽중앙은행의 국채매입 재개와 유럽안정화기구(ESM)출범 등 유로존 위기와 관련된 불확실성은 다소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올해 말부터는 다소 호전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위축됐던 우리나라 주력품목 수출이 플러스(+)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가전, 무선통신기기 등 전기전자제품 수출이 선진국 수요회복과 우리 기업의 경쟁력 확대로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자동차는 한-EU FTA효과, 중국의 자동차구입에 대한 보조금 지급 등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내수경기는 크게 살아나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부동산 등 자산가격이 떨어지면서 소비를 위축시킨다는 것이다. 작년 4분기 이후 민간소비는 전년 동기대비 1%대의 낮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저소득층은 고용불안, 고소득층은 부동산·주식 등 자산수익률 하락과 부채 부담에 따른 이자비용 증가 등이 소비를 줄이는 원인이다. 내년 소폭 회복세를 보이더라도 2% 초반을 크게 넘지 못할 것으로 연구원은 전망했다.
건설부문과 SOC투자도 둔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부동산 가격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떨어져 있어 민간주택건설은 크게 늘기 어려울 것으로 추정됐다.
내수경기 성장 둔화에 따라 고용사정이나 자영업 역시 내년에도 어려울 것으로 봤다. 성장세는 부진하지만 비경제활동인구 중 생계를 위해 노동시장에 뛰어드는 인력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베이비부머 세대의 퇴직이 본격화되면서 은퇴자들과 함께 구직이 어려운 청년층까지 자영업에 몰리면서 자영업 선호 경향은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전체취업자 증가수는 올해보다 다소 줄어들어 20만명대 후반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성장률이 3% 초반에 머무르면서 고용유발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 3분기중 1%대의 매우 낮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는 올해보다 소폭 높아진 2%후반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수요활력이 높지 않아 기업이나 서비스업체의 가격인상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이상기후로 인한 국제곡물가격 급등이 불안요인으로 꼽혔다.
보고서는 한국은행이 내년 상반기까지 2~3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봤다. 현재 기준금리는 우리경제 중장기 성장세와 물가를 감안한 수준보다 다소 낮지만 잠재성장 수준과 실제생산 사이의 차이로 인해 금리를 낮출 유인이 크다는 것이다. 정책금리 인하에 따라 시장금리도 대체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정부도 기존적으로 경기정책을 확장기조로 가져가면서 저금리가 가계부채 확대로 이어지지 않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무리하게 과거 성장수준에 이르려는 노력은 재정적자 누적, 물가압력 증대 등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며 "장기 목표성장률을 하향조정해 중기적 재정균형을 다시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