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연일 계속된 폭염으로 인해 두가구 중 한가구 가까이가 전기료 폭탄을 맞았다.
24일 한국전력이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김상훈(새누리당)의원에게 제출한 ‘주택용 전기 누진구간별 가구 수 및 전기요금’ 자료에 따르면 올 8월 전체 2162만가구중 47.2%인 1098만가구가 지난 8월 많게는 11.7배에서 적게는 1.5배의 전기료를 더 부과받았다.
자료에 따르면 전기료과표구간상 누진제가 적용되는 4~6구간에 포함된 가구 비율은 지난 6월 26.8%였고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한 7월에도 28.5%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가 8월 47.2%로 급증했다.
문제는 전기 사용량 최상위구간에 포함된 가구 대부분이 일상적으로 전기를 많이 쓰는 ‘낭비 가구’가 아닌 무더위 탓에 전기를 쓸 수밖에 없었던 ‘생계형 사용 가구’였다는 점이다.
평소 전기 사용량이 1~3구간에 속했던 가구들이 폭염에 전기 이용량이 늘어나면서 4~6구간으로 이동한 것이다.
전기요금 폭탄이 현실화되자 한국전력은 최근 주택용 요금제의 누진단계를 현행 6단계에서 3단계로 줄이고 누진배율도 3배 수준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발표했지만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는 이를 부인했다.
지난해 기준 전기료는 kWh당 1구간(100kWh 이하) 57.9원, 2구간(101~200kWh) 120원, 3구간(201~300kWh) 177.4원으로 3구간까지 100원대를 적용하고, 4구간(301~400kWh) 267.8원, 5구간(401~500kWh) 398.7원, 6구간(500kWh 이상) 677.3원으로 최대 11.7배까지 비싸지는 구조다.
한국전력공사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7, 8월 4~6구간에 포함된 가구 비율은 각각 30.2%, 41.0%로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며 “올 여름은 이상기온으로 전기 이용량이 급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정부가 발표한대로 누진제 개편은 중·장기적 과제로 전문가들과 상의해서 더 나은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