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탱크' 최경주(44·SK텔레콤)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오랜만에 찾아온 우승 기회를 아쉽게 놓쳤다.최경주는 2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호야의 토리 파인스 골프장 사우스코스(파72·7569야드)에서 열린 PGA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총상금 610만 달러·우승상금 109만8000 달러) 마지막날 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를 기록, 공동 2위를 차지했다.3라운드에서 공동 27위에 머물며 우승권과 거리가 멀어 보였던 최경주는 이날 버디 8개를 몰아치는 불꽃타를 휘둘렀다. 보기 2개를 포함해 6타를 줄인 최경주는 단숨에 단독 선두까지 뛰어올랐지만 아쉽게 우승을 놓쳤다.앞 조에 속해 단독 선두로 경기를 먼저 마친 최경주는 뒷조에서 플레이를 하던 스콧 스톨링스(29·미국)가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로 경기를 마쳐 우승을 내줬다.스톨링스가 17번홀까지 8언더파로 동타를 이뤄 연장전을 기대하던 최경주는 마지막 18번홀에서 스톨링스의 버디 퍼트가 홀컵에 빨려 들어가 우승의 꿈을 접었다.지난 2011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이후로 우승이 없던 최경주는 3년 만에 찾아온 정상의 기회를 눈 앞에서 놓쳤다.2라운드 컷 통과를 간신히 하고 3라운드 들어서야 언더파로 돌아선 최경주에게 기대를 거는 이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막판에 뚝심을 발휘하며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이지만 17번홀에서의 보기가 뼈아팠다.최종 라운드를 공동 27위로 출발한 최경주는 1번홀(파4)부터 삐끗하며 1타를 잃었다. 하지만 3~4번홀 연속 버디로 분위기를 전환했고, 6~7번홀 연속 버디를 바탕으로 상위권 진입에 성공했다. 10번홀(파4)을 3타 만에 통과하며 1타를 아낀 최경주는 13~14번홀 연속 버디로 우승의 꿈을 부풀렸다. 내친김에 우승을 바라보던 최경주는 17번홀(파4) 보기로 주춤했다. 티샷을 벙커에 빠뜨렸고 두 번째 샷마저 그린 위에 올리지 못해 1타를 잃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경주는 우승의 꿈을 끝까지 놓지 않았다.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정확한 티샷과 날카로운 아이언 샷을 앞세워 버디를 만들어냈다. 세 번째 샷을 깃대 1m 근처에 바짝 붙인 최경주는 앞선 홀에서 잃은 타수를 만회했다.경기를 먼저 마친 최경주였지만 우승의 키는 스톨링스가 쥐고 있었다. 우승권에 있는 선수 가운데 맨 마지막으로 플레이를 펼치던 스톨링스가 나머지 선수들의 운명을 쥐락펴락했다. 스톨링스가 16번홀 보기를 기록한 탓에 최경주를 비롯한 5명의 선수가 연장전을 준비했지만 금새 희비가 엇갈렸다. 스톨링스의 18번홀 마지막 버디 퍼트가 홀컵에 빨려들어가며 우승은 그의 몫이 됐다.지난 2012년 7월 트루사우스 클래식에서 PGA통산 2승을 신고한 스톨링스는 약 18개월 만에 통산 세 번째 정상을 맛봤다.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를 적어낸 스톨링스는 최경주를 포함한 2위 그룹을 1타 차로 극적으로 따돌렸다.3라운드까지 선두를 지키던 개리 우드랜드(30·미국)는 마지막 날 무너져 공동 10위에 만족해야 했다. 더블보기 1개·보기 3개·버디 3개를 기록한 우드랜드는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를 써냈다.지난해 10월 CIMB 클래식 최종일 연장 접전 끝에 라이언 무어(32·미국)에게 우승컵을 내줬던 우드랜드는 3개월 만에 아쉬움을 달랠 기회를 얻었지만 마지막날 우승 경쟁을 극복하지 못했다.시즌 첫 톱10 진입을 목표로 한 노승열(23·나이키골프)은 최종일 선전으로 뜻을 이뤘다. 공동 13위로 마지막날 경기를 시작한 노승열은 버디 4개·보기 1개를 묶어 3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로 공동 10위로 대회를 마쳤다.배상문(28·캘러웨이)과 양용은(42·KB금융그룹)은 나란히 2언더파 286타를 기록, 공동 28위로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