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는 우리를 또 다른 세상으로 데려가 삶을 풍요롭게 해준다. 한 발 나아가 토론까지 할 수 있다면 나만 행복한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너도 우리도 함께 행복의 길로 가는 동행자가 될 수 있다. 경주마케팅고교(교장 유상호)는 전교생 50명의 면소재지 특성화고교다. 시골의 작은 학교지만 열정적인 교사들과 학생들이 함께하는 다양하고 우수한 프로그램으로 활기가 넘친다. 학교는 독서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인성교육은 물론 꿈과 진로를 찾아가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독서동아리로 '사제동행 독서동아리' '학생토론동아리' '세가우' 등 3개가 활동하고 있다. 2013년 허은경 교사와 2· 3학년을 중심으로 10명의 학생은 독서토론동아리 '세가우'를 결성했다. '책을 많이 읽어서 세상의 가운데 우뚝 서는 인물이 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방과 후 수업 시간과 토요일에 읽은 책을 중심으로 토론을 하고 있다. 또 방학을 이용해서 독서활동을 진행하기 위해 특별한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독서치료사를 초청해 '나는 내가 만든다'는 주제로 독서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전통제본으로 '나만의 책만들기'를 하고 자기만의 수제독서노트를 꾸미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책과 친해지는 경험을 했다. 김연숙 동아리 대표는 "다양한 주제의 책을 읽고 함께 이야기해보는 가운데 생각이 넓어지고 나와 타인의 삶이 더욱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책을 읽기 전에는 하지 못했을 고민들을 공유하고 책을 읽기 전보다 자신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며 무엇보다 자신을 믿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좋은 기회로 만들어 가고 있다. 사제동행 독서동아리는 점심시간이나 수업 후 쉬는 시간, 방과 후 등 짧은 시간을 이용해 게릴라전처럼 난상토론을 벌인다. 같은 책을 읽고 감상을 나누는 가운데 다른 생각들을 이해하고 같은 느낌들을 공감하며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그동안 시게마츠 기요시의 '말더듬이 선생님', 헤르만 헤세의 '페터 카멘친트', 오쿠다 히데오의 '인더풀' , 포레스트 카터의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등을 읽고 토론했다. 김태숙 교사는 "말더듬이 선생님을 읽고 아이들은 정말 외톨이가 되지 않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건지도 모른다" 며 "우리도 너무 늦기 전에 아이들 곁에 있어주고 중요한 것만 말하는 무라우치 선생님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고 소감을 밝혔다. 경주마케팅고는 독서토론 동아리가 3개가 되자 즐거운 고민을 하며 다양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교내활동으로 읽은 책을 친구에게 권하기, 책 광고 만들기, 책 내용을 시로 표현하여 시화로 만들어 전시할 계획이다. 사제동행에서는 김동리의 소설과 박목월의 시를 읽고 '동리목월 박물관 둘러보기'와 반월성과 계림을 거닐며 시상을 떠올려보는 문학기행을 계획하고 있다. 그리고 고서점을 견학하고 오래된 책의 향기를 느껴보고 태어나기도 전에 출판되었던 책을 싼 값에 사서 읽어보는 경험을 갖도록 할 계획이다.김희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