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집중호우나 폭염, 폭설 등의 기상이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제는 이변이 아닌, 항상 대비해야만 하는 기상현상이나 마찬가지이다. 올해는 5월 중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질 정도로 여름이 빠르게 다가왔다. 실로 기상이변이 얼마나 심각한지 느끼게 된다. 기상청은 그간 폭염특보를 6~9월까지만 한정해 발표했지만 지난해부터 5월에 폭염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해 연중으로 확대해 발령하기로 한 지경이다. 5월을 사실상 여름의 범주에 포함시킨 것이라는 설명이다. 5월에 시작된 폭염으로 인해 7월 말까지 일사병, 열사병 환자수가 200여명을 넘어가고 있는 가운데, 아직 본격적인 더위가 찾아오지 않았음을 감안한다면,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피해자가 속출할 것인지 예측조차 하기 힘들다. 특히 건설현장, 배달업종과 같이 외부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에게는 다가오는 폭염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요구된다. 작업 중 일사병, 열사병 및 탈수증으로 인해 어지러움이나 실신을 일으킨다면 바로 큰 산업재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30도를 웃도는 폭염과 더불어 강풍과 집중호우의 위험에도 대비해야 한다. 공사현장의 가설물, 중장비 등의 붕괴와 넘어짐, 건물 외벽 간판 등의 낙하, 침수로 인한 감전사고 등 곳곳에 많은 위험요인이 도사리고 있다. 특히, 감전사고의 경우 전체 감전사고 사망자의 절반 이상이 여름철에 발생한다. 높은 습도로 인해 전기기기의 누전 우려가 높고, 땀으로 인해 인체저항이 낮아지기 때문에 다른 계절보다 감전사고 발생 가능성이 크다. 지난 7월 초, 제9호 태풍 찬홈으로 우리 국민은 적잖은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이것은 끝이 아닌 시작에 불과하다. 기상청은 강한 엘니뇨현상에 의한 높은 해수면 온도와 강한 바람, 활발한 대기 발산현상으로 인해 올해는 44년 만에 가장 많은 태풍이 한반도를 지나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재해발생 가능성 또한 예년에 비해 훨씬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장마와 폭염으로 인한 여름철 산업현장, 안전의 핵심은 실천이다. 안전점검이라는 구체적 행위를 실천할 때 위험으로부터 생명을 지킬 수 있다. 첫째, 근로자는 폭염에 대비해 수시로 수분과 염분을 섭취해야한다. 둘째, 사업주는 근로자에게 적절한 휴식시간과 근로환경을 제공해야만 할 것이다. 셋째, 작업 전 안전점검을 통해 자기 주위의 작업환경에 대해 사전에 안전을 확보해야한다. 침수로 인한 감전사고와 강풍에 의한 시설물 낙하 등에 대비해 위험요소를 사전파악하고 제거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넷째, 사업주는 근로자에게서 보고받은 위험요소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자세를 가져야만 할 것이다. 메르스에 이은 기상이변으로 인해 우리 국민은 어느 해보다 더 힘든 여름을 나고 있다. "천재(天災)도 대비하면 막을 수 있다"는 말이 있듯이, 우리 모두 스스로 준비하고 대비하면 기상이변으로 인한 산업재해는 막을 수 있을 것이다. 하늘을 탓하기 이전에 우리는 재해를 어떻게든 막겠다는 의지와 매일매일 일하기 전 위험을 살피고, 안전점검을 실천하는 습관이 나의 생명을 지키고 안전하고 행복한 나라를 만든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겠다. 안전보건공단 대구지역본부장  김 동 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