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시대의 기초자치단체는 작은 지역사회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똑똑하고 잘난 사람들이 많은 도시들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럴듯하게 큰 소리를 내는 사람들은 많이 있어도 실질적인 움직임은 없어 지역사회에서 적시에 필요한 것들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물론 주민들의 자기 위주의 생각이나 지역 이기주의도 문제지만 이해관계와 이권에만 집중하는 토착세력들의 오만한 지역사랑은 오히려 지역의 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치열한 경쟁도 중요하지만 협력을 통한 움직임이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이 세상에서 누구의 도움 없이 혼자만의 힘으로 성공하는 사람은 없다. 아무리 뛰어나고 잘난 사람이라도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는 법이다.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힘을 합치고 협력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주어진 목표에 조금 더 쉽게 빠르게 다가갈 수 있다. 공감대를 갖고 있는 사람들의 작은 능력이 함께 움직인다면 목표에 일찍 도달할 수 있고 더 큰 목표를 만들고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의 지역사회 발전은 국회의원이나, 자치단체장 한 명의 능력이 탁월하다고해서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물론 능력이 뛰어난 국회의원이나 시장의 노력으로도 나름 지역사회가 발전하겠지만 다양한 방면의 능력 있는 사람들을 키워 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가운데 서로 협력하는 분위기가 되어야 지역이 제대로 발전할 수 있게 된다. 나름 지역의 오피니언 리더라고 하면서 지역사회를 위해 실질적으로 해야 할 일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무언가 하고 있다고 보여주기 위한 행동으로 이곳저곳 기웃거리며 대접이나 받으려하는 사람들은 지역사회 발전의 디딤돌이라기보다는 걸림돌 밖에는 되지 않는다. 18세기 합리주의의 막다른 골목에서 이상적인 철학을 이야기 한 랄프 에머슨은 "어둠 속에 서 있으면, 인간의 어두운 본성이 드러나기 쉽다"고 했다. 열려있지 못하고 닫힌 조직이나 사회에 속해있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폐쇄적으로 된다. 이러한 현상은 좋게 말하면 그 조직이나 사회에 잘 적응한다고 할 수 있으나, 이렇게 적응하여 안정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주어진 일에 대해 적극적이기 보다는 소극적으로, 능동적이기 보다는 수동적으로, 자의에 의한 자발적 행동 보다는 타인의 강요에 의한 행동을 더 많이 하게 된다. 지역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역량이 뛰어난 척, 많은 일을 하는 척, 잘난 척하는 전문가들이나 정치인들 보다는 순수한 열정을 가진 지역주민들이 열린 공간에서 오픈된 정보를 갖고 사심 없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누가 해주기를 기다리기 보다는 스스로 움직이는 주민들이 되어야 한다. 내가 뭐 대단하다고 머뭇거리지 말고, 누가 뭐라고 할까봐 겁먹지 말고, 나 아니라도 누군가가 하겠지 미루지 말고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가지고 있는 능력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행동해 보자. 경영학 박사·교수  한 동 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