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학진흥원(안동시 도산면)에 소장돼 있는 '유교책판'이 지난 9일(아랍에미레이트 현지시각) 유네스코 지정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이번 세계기록유산 등재는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3일간 아랍에미레이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제12차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의(IAC)에서 '등재권고' 판정을 받은 후 9일 이리나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이 이를 최종 추인함으로써 한국의 12번째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가 확정됐다. '유교책판'은 305개 문중에서 한국국학진흥원에 기탁한 718종 6만4천226장의 목판으로, 조선시대 유학자들의 저작물을 인쇄·발간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최근까지 주로 문중이나 서원 등 민간에서 보관해 오던 것을 경북도의 지원과 한국국학진흥원의 수집·보관 등 10여 년간에 걸친 노력과 등재 신청 준비를 통해 이번에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할 수 있었다. '유교책판'은 1460년 청도의 선암서원에서 판각된 '배자예부운략(排字禮部韻略)'으로부터 1955년에 제작된 책판까지, 시대를 달리하는 다양한 종류의 내용들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에는 '퇴계선생문집' 책판과 같은 학술적 가치가 뛰어난 책판으로부터 근대 출판 역사를 한 눈에 살필 수 있는 박문서관(博文書館)에서 판각한 책판도 있다. 국제자문위원회의(IAC)는 '유교책판'이 공론(公論)을 통해 그 제작의 당위가 결정되고 이를 기반으로 한 공동체 출판의 형태를 띠고 있다는 점과 내용의 진정성에 주목했다. 출처와 시대가 다른 기록물을 한 곳에 모아 신청한 것은 한국이 처음 시도한 사례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이번 등재 결정은 300만 도민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쾌거이며 등재를 위해 지난 2002년부터 책판 수집, 관리 등 10여년이 넘는 땀과 노력의 결실이고, 국학자료를 기꺼이 수탁하신 개인 및 문중의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며, "이를 계기로 유교책판의 가치를 경북의 선비정신과 결합시켜 세계적 브랜드로 만들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한국국학진흥원과 함께 추진해 나갈 계획이며, 세계유산을 최다 보유한 광역지자체의 위상에 걸 맞는 체계적인 보존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밝혔다.류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