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훌륭한 스승을 만난다는 것은 하나의 축복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진정한 스승과의 만남을 오늘도 기다린다. 도처에 유청산이듯 도처에 진정한 스승들은 살아 있다. 교육자든 정치가든 예술가든, 한 사람의 생애를 평가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한 인간의 진정한 평가는 관 두껑을 닫고 난 후에야 비로소 알 수 있다고 하지 않는가 훌륭한 스승의 제자를 사랑하는 모습은, 그 정신이 후배와 제자들에게서 전승되어 아름다운 현실로 되살아나는 모습을 나는 최근에 '내남 가암 문화 예술제'에 가서 보고, 감동을 받았다. 만송(晩松) 김육만 교장선생님이 누구신가! 나는 만송 선생님을 잘 모른다. 사치를 멀리 하고 검소한 삶으로 진정한 교육자의 삶을 실천 하시고, 경주 이조리에 있는 '내남 중고등학교'와 '삼성생활예술고등학교'를 설립한 진정한 교육자라는 것을, 선생님의 탄생 100주년을 기리는 추모 예술제에 가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이런 훌륭한 교육자가 경주에 사셨구나! 나는 새삼 우리 시대의 훌륭한 스승이란 과연 어떤 분이어야 하는가를 다시한번 생각했다. "언제나 열심히 공부하고 어디 가서나 부지런히 일해라." "윗사람을 공경하고 아랫사람에게 공손하라." "내 좋은 거는 권하는 것도 좋아 하지만 내 싫은 거는 남에게 권하지 마라." 만송 선생님의 교육자적 철학이 담긴 소박한 교훈이다, 말은 쉽지만 실천이 얼마나 어려운 교훈인가. '교육은 가르치는 것만이 아니다. 행동하고 실천 하는 것을 보여줘야 진정한 교육이 아닌가' 손수 도시락을 지참 하시고, 자신은 비가 새는 허술한 집에 살면서도 한 줌의 모래와 시멘트도 학교를 위해 아껴 쓰쎴던 분, 가난으로 더 이상 진학 못하고 중학교에서 학업을 포기하는 아이들을 위해 사재를 털어서 내남 고등학교를 개교 하신 만송 선생, 실천하는 교육자, 만송의 교육철학이 많은 제자들에게도 꽃을 피워, 경주의 이 조그만 시골중학교에서 좋은 시인이 두 명(권규미, 김광희시인)이나 배출됐다는 사실도 놀라운 일이다. 그날 예술제에서 만송의 인간적인 추억담을 얘기 하신 김윤근 선생도 필자가 알기로는 만송 못지않은 훌륭한 스승이시다. 옛날 내남중고에 근무했던 김윤근 선생께서 공개한 그의  '교무 수첩' 적힌 어떤 문구가 내 눈을 사로 잡았다. "우수반. 학력부진반 .모두 인간이다. 서러움으로 충혈된 저 많은 눈들…" 김선생의 교육철학이 얼핏 엿보는 문장이다. 이조리 학교 교정에서 날라 온, '가을낙엽 날리기' 이벤트도 그날의 훈훈한 가을 향기가 물씬 풍겨와, 조촐한 예술제로 내 가슴에 남았다.김 성 춘  시인·동리목월 문예창작대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