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폭의 산수화가 수 놓은 것 같은 길안천은 숱한 전설과 사연을 삼킨 채 우리들 품속에서말없이 흐른다. 아이들과 함께 은어가 헤엄치고, 자라도 힘들면 쉬어가는 길안천, 천년을 한 줄기로 흐르면서 세월을 셈하는 것으로는 오로지 강물뿐이다. 강은 우리들 생명의 모태요, 삶의 희망이다. 강은 태고적부터 흐름을 원칙으로 했으며, 그 흐름을 멈추어선 안된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일까? 길안면 송사리 천지갑산 아래 굉음이 터져 나오고, 공사가한참 진행 중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궁금해서 공사장 입구 안내문을 읽는 순간 머리끝이 치솟고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영천댐으로 물을 보내기 위한 담수로 공사가 진행 중 이었다. 1990년 초 수자원공사가 길안천 맑은 물을 가져가려고 이 장소에 길안보를 계획했으나 안동 정치권과 시민들의 저항에 부딪쳐 백지화가 되었던 사업이다. 그 대안으로 수자원 공사가 안동 시민들에게 임하 댐 물을 지하 도수로 높이 6m 길이 43km로 만들어 영천댐으로 가져가겠다고 약속한 일이다. 그런데 20여년이 지난 지금에 정치권과 수자원공사가 합의를 하고 길안면 송사리 지역에 물을 담을 담수로 공사를 진행 하고 있다. 담수로 공사란 흐르는 물을 담을 큰 저장고를 말한다. 흐르는 물을 지하 저장고에 가두었다가 일부는 길안천으로 보내고, 나머지는 영천으로 보내는 공사이다. 20년 전 안동시민들이 약속했던 그 내용을 시민들이 잊어버리고 있을 것이라 판단했는지 모르겠으나 정치권과 수자원공사가 어찌 이런 큰 공사를 진행 한다는 말인가? 한국수자원공사와 안동 정치권이 조금이라도 시민들이 안중에 두었다면 이런 일을 할 수 있을까? 이곳은 우리 안동시민들이 언제나 달려가서 멱을 감으며, 여름 더위를 잠시라도 잊어버리고친목을 도모하는 제2의 고향이었다. 그리고 물은 17만 안동시민 전체의 생명수이다. 그러고 두 댐으로 인해 논·전답 고향까지 묻어버린 수몰민들의 아픔을 안고 살아가면서도 수질 좋은 물 하나로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안동시민들에게는 가슴이 터져나가도록 비통함을 느낀다.  안동 현정치권에게 묻고 싶다. 누구를 위한 대표이고 누구를 위해 일을 하는지 시민의 한사람으로 답을 요구한다. 시의회의 중요한 역할중 하나가 집행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기능으로 알고 있다. 그동안 이 과정동안 안동시와 시의회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하루속히 해답을 주고, 또한 민주주의 절차(시민공청회)를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사업승인에 독단적으로 사업을 강행시킨 전말에 대해 시민들에게 공개를 바란다.  안동시와 안동시의회는 길안천 담수로에 관한 그동안의 모든 과정을 낱낱이 공개할 것을 요구하며, 우리는 자라나는 후손들에게 콘크리트 벽에 둘러 쌓여 꺽지며, 골부리며 함께 살지 못하는 인공물길을 물려주어야 하는지 우리 안동 정치권에 강력하게 묻고 싶다. 손 호 영 전 도청유치안동발전시민회의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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