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태준 시인이 지난 1일 저녁 대구 영진고 그루터기 인문학 독서 연구회 초청으로 영진고를 방문해 이 학교 시청각실에서 '시적 상상력의 무한한 힘'이라는 강연을 했다. 이번 행사에는 1, 2학년 학생과 학부모 200여 명이 함께 했다. 문 시인은 서두에서 "음악을 감상할 때는 저작권료를 지불하지만 시는 무료로 보고 들을 수 있다. 한 편의 시를 읽는 데 1분 이상이 걸리지 않는다. 시를 늘 곁에 두고 시적 분위기와 느낌을 유지해야 하며 무엇보다 시안(詩眼)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인간은 다른 생명들 앞에 보다 온유해야 한다. 우주 생명세계가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은 멋진 균형, 꽉 찬 충만, 의지해 보충해주는 관계 이런 것이 아닐까 한다"며 "이런 생각을 가질 때 우리는 좁고 열등한 마음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함민복 시인의 '소스라치게 놀라다'를 읽게 되면 뱀이 우리 인간보다 더 놀랄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우리들은 주견(내 생각)에 갇혀 있지 말아야 한다. 구상 시인의 '한 알의 사과 속에는'에서 한 알의 사과가 익기 위해서 우주의 협력적 노동이 필요했음을 알 수가 있다"고 소개했다. 그리고 사토 도미오의 말을 인용해 "좋은 말, 좋은 가르침, 자신의 꿈, 좋아하는 사람의 이름을 되풀이해서 낭송하라. 더 나아가서 책도 소리 내어 읽어 보라. 인쇄된 글자에 불과한 이 말들이 여러분의 영적인 인생을 바꾸어 줄 것이다"라며 "나는 멋진 학생이다. 나는 멋진 청년이다라고 자꾸 반복해서 하게 되면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여러분의 옆에 있는 친구는 경쟁자이기도 하지만 가장 가까운 협력자라는 것을 명심하고 서로 돕고 협력했으면 좋겠다. 오늘부터 하루에 시 한 편을 찾아서 읽으면 3∼5년이 지난 후에는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할 것"이라며 "끝으로 '이 세상의 모든 것은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다'고 이 한 마디를 꼭 기억해 달라고 당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문태준 시인은 1970년 김천에서 태어나 고려대 국문과와 동국대 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했다.  류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