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술가 허경태 선생의 새 인문학도서 '고전오락'(큰나무, 2015)이 발간되었습니다. '고전오락'저자 소개를 보면 자세히 알 수 있는 것이만, 작가 허경태는 1989년 시집 '이조여인'으로 문단에 나와 90년대 초반부터 <포항문학> <문학세계> 등에서 문학 활동을 활발히 펼쳐온 시인입니다. 그리고 그는 포항시 공무원을 그만두고는 대입학원의 국어와 논술 강사로 전력을 쏟아부어 논술의 신으로도 불리기도 하였으며, 최근에는 지역 신문기자와 논설위원, 편집국장 등의 언론인으로도 왕성한 활동을 펼쳤습니다. 오늘 우리가 펼쳐든 허경태의 '고전오락'은 단순한 사자성어집도 아니고, 교훈이 되는 고전 글귀만 현학적으로 펼쳐놓은 책은 더욱 아닙니다. 방금 제가 앞서 저자를 소개해 올리면서 드러난 그의 이력들, 이를테면 시인이요, 대입논술 명강사, 신문기자, 편집국장 그리고 고전을 오랫동안 공부해온 학자로 살아온 여러 사람의 허경태가 온 정성을 다하여 저술한 '고전 칼럼집'이 바로 '고전오락'입니다. 책의 구성은 제목에서 시사하는 바처럼 고전을 통해서 얻는 다섯 가지 즐거움을 펼쳐놓고 있습니다. 제1장이 世, '세상을 통찰하는 즐거움'이고, 제2장은 智, 지혜를 얻는 즐거움, 제3장은 苦, 고통을 극복하는 즐거움, 제4장이 學, 학문하는 즐거움 그리고 제5장이 仁, 인간을 이해하는 즐거움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는 지난 주 목요일인가 저자로부터 미리 '고전오락'을 전해 받고는 며칠 간 꼼꼼하게 정독하여 다 읽어봤습니다. 이 책은 분명 고전 명구를 소개하는 책인데, 지루하지가 않고 소설처럼 영화처럼 재미가 있습니다. 왜 그런가 가만히 생각해보니 앞서 소개한 저자의 삶의 이력과 그 깊이에서 비롯된 것 같습니다. 저자 허경태는 글의 상황이나 문맥에 따라서는 고전을 연구하는 학자로, 시인으로, 교육비평가로, 신문기자와 논설위원으로 우리 삶을 다채롭게 그려보고 그 속에서 삶의 지혜를 뽑아 올려 우리에게 슬며시 건네줍니다. 이 책에는 부처와 예수 그리고 공자와 노자가 함께 이야기 되고 있고, 사마천의 사기를 비롯하여 논어, 맹자, 도덕경, 장자, 채근담, 고문진보, 한비자, 삼국지뿐만 아니라 연암 박지원, 다산 정약용의 시와 그림, 서양의 사상가 루소와 에릭 프롬, 화가 렘브란트, <연금술사>의 파올로 코엘류, 미국의 세계적인 ceo 스티븐 잡스, 세계적인 축구 선수 호날두, 안동 시골의 의사 박경철, 도종환 시인과 저자의 스승 목천 선생의 시와 말씀 등등 그야말로 동서와 고금을 막론하고 있습니다. 이는 저자 허경태의 선생의 세상을 바라보는 둘레의 넓이와 그 깊이를 짐작할 수 있는 것입니다. 책의 맨 첫 장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더 사납다. 를 봐도 그렇습니다. "백성이 굶주리는 것은 윗사람이 세금을 너무 많이 받아먹기 때문이다"라는 (民之饑, 以基上, 食稅之多)라는 노자의 도덕경의 구절로 시작하면서, 고사성어가 나오게 된 <예기>의 이야기를 자세하게 풀어놓고 있고, 마지막에는 저자의 우리 시대 현실에 대한 준엄한 비판의 글이 놓여져 있습니다. 마지막 단락의 "행복은 나비와 같다고 한다. 그것을 따라가 잡으려면 자꾸만 멀어지지만,----"이라는 구절은 마치 한 편의 시의 문장입니다. 시인으로서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 제5장 <人生如朝露(인생여조로-인생은 아침 이슬과 같다>입니다. 독자에게 어떤 삶을 살 것인가, 내 인생의 의미는 무엇인가를 깊게 들여다보게 하는 단락입니다. 제가 본 바로는 허경태 선생의 저서'고전오락'을 지탱하고 있는 세 가지 기둥은 세상 현실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과 사람과 이웃에 대한 뜨거운 사랑, 그리고 고전 학문에 대한 끝없는 공부의 열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랜만에 우리 포항에서 나온 귀중한 인문학도서 허경태의'고전오락'가 전국에서도 그러해야겠지만 우리 포항에서라도 널리 읽혀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우리가 이 책을 꼼꼼하게 읽는다면 분명 저자가 서두에서 언급한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서는 지혜'와 소중한 '생의 나침반' 하나를 얻는 소중한 경험을 할 것이라는 것을 확신합니다.  임성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