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절기 가운데 하나인 동지(冬至)는 '작은 설날'로 불리워왔다. 북반구에서는 밤이 가장 긴 날로 양력으로 12월 22~23일경이며, 민가(民家)에서는 붉은 팥으로 죽을 쑤어 이웃 간에 나누어 먹고, 가끔씩 문설주에 뿌려 재앙을 물리치는 풍습도 있었다.  고려·조선 초기 까지만해도 동짓날은 어려운 백성들도 모든 빚을 청산하고 새로운 기분으로 즐기는 날이었다고 한다. 우리 조상들은 예부터 명예를 존중하고, 바르고 참되게 사는 것을 도덕의 원심으로 생각하고 가문과 자신의 신분에 대해서 각별히 신경을 많이 쓰는 민족이다. 성인의 말씀가운데 '명예가 값진 기름보다 좋고, 죽는 날이 태어난 날보다 좋다'고 여겼다. 철학자 키케로도 '명예가 덕(德)을 따름은 마치 그림자가 물체를 따름과 같다'는 말을 했다. 사실 도덕적인 관점에서 볼 때 명예는 제2의 유산과도 같은 것이어서 명예 있는 죽음은 불명예스럽게 사는 삶보다 낫다고 한다.  그래서 극단적인 표현으로 명예와 이익은 같은 침대에서 자지 않는다는 말도 있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버리고, 재산을 바친 많은 투사들의 교훈에서 우리의 옷깃을 여미게 하는 일들이 참 많아서, 그런 역사적 가치를 우리의 생활에 목표로 삼는 경우가 허다하다.  교훈으로 삼는 말씀 가운데 옷은 새것일 때부터, 명예는 젊을 때부터 소중히 하라. 자신의 처신은 물론이고, 국가의 명예는 가장 숭고한 가치가 있는 국가의 재산으로 단정한다. 명예의 참 뜻은 뛰어나 남에게 인정받는 어엿한 이름이나 자랑이므로, 예의와 겸손, 그리고 인사와 친절, 양보와 이해 등이 자신을 나타내는 상표라 한다.동짓날은 밤을 새운다고 한다. 밤에 잠을 자면 눈썹이 하얗게 된다는 속설에 모두가 웃곤 한다.  음력으로 50여일 남은 새해 설날을 준비하는 날의 기준이 바로 동지이다. 지나간 날의 잘못을 반성하고, 가문의 도리를 잘 이행했는지를 잘 살피고 개선하는 시점이 바로 동지다.  중국 한시에도 '무릎을 깍지 끼고 / 등불 앞에 앉으면 / 그림자만 외롭구나 / 오늘은 동짓날 밤 / 집에선 내 얘기 하며 / 모여 앉아 새우리' 죽음보다 명예와 예절을 중시했던 우리 민족의 혼은 동방 예의의 나라로 세계가 인정하는 문화풍습이다.  도덕적 잣대로 평가할 때 신용을 잃고 명예를 잃으면 그 사람은 이미 죽은 사람으로 취급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부정한 일을 하면서 명예를 얻을 수 없는 것처럼 명예는 의무요, 신앙으로 삼을 것을 누누이 강조한다.  여유와 신중함을 중요시 여기는 우리의 사회는 얼마 남지 않는 새해를 맞이하는 준비된 날까지도 잘 계획하고 성실하게 이행 할 것을 '유비무환'으로 생활의 목표로 삼는다. 이런 속담이 있다. '명예라는 보물은 황금을 능가한다(프랑스)', '명예와 거울은 입김으로도 흐려진다(스페인)', '명예는 목숨보다 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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