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해가 저물고 있다. 그리고 새해가 다가오고 있다. 미움과 원한과 기쁨과 즐거움과 온갖 시름이 얼룩진 아쉬운 한해였다. 지금은 해묵은 때를 털어 내야 할 시간이다. 미운 마음 섭섭한 일들에서 해방되어야 할 시간이다. 엔간한 욕심쯤은 손해 보는 셈치고 깨끗이 놓아야 할 때이다. 마지막 달력 한 장이 우리에게 큰 기쁨을 안겨주지 않았는가. 한해를 보면서 미움과 원한을 용서로서 털어버리자. 이젠 우리는 새로운 각오를 다짐할 때다. 보랏빛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 용서와 화해를 외치다가 일생을 살다간 독립운동가 간디가 생각난다. 간디는 정말 가진 것이 없었다. 그는 권세도 없었으니 잃은 것도 없었다. 기거하던 방에는 납작한 판때기 침대와 안경과 신발과 그밖에 따로 있는 게 없었다. 그가 생시에 병으로 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죄가 없다는 뜻이었을 것이다. "내가 만일 병으로 죽는다면 지붕 위에 올라가서 '간디가 병들어 죽었다!'라고 소리쳐라" 했다. 그의 예언대로 그는 동족의 총탄으로 살해 되었다. 그는 거대한 장작더미 위에서 불태워 사라졌다. 그곳이 지금은 성스러운 곳이 되어 매일 같이 찾는 사람이 부지기수이다. 추사선생의 글 중에 이런 한 구절이 있다. "한나절 책을 읽고 한나절은 좌선을 한 다" 는 뜻을 어떻게 삭이든 간에 생활에 쫓겨서 반성할 시간을 갖기가 어려웠다. 하루의 수레바퀴를 내가 돌려야지 돌아가는 수레에 몸을 맡기고 한해를 보냈어야 했든 세월이 섭섭하기 그지없다. 작은 일 큰 일 하늘에 구름처럼 생겨났다가 없어 졌다가 하였다. 웬 쓸데없는 일이 그렇게도 많이 들락날락하는지 이것이 인생살이란 말인가. 한발 물러서야지 하고 늘 생각은 하고 있지만 막상 문제에 부닥치면 나도 모르게 혹시 손해를 보지나 않을까 하고 긴장을 하게 된다. 한 발만 물러서면 편안할 것을 그 기회를 놓치고 '아차'하는 사이에 폭풍 속으로 휘말리게 되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소득도 없으면서 항상 몸과 마음만 다치게 되는 것이다.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는 말이 있다. 땅에는 경계가 있지만 하늘에는 경계가 없는 것이다. 어릴 때 감나무 밑에서 내 땅 네 땅 갈라놓고 감꽃 떨어지는 것을 기다리든 시절이 생각이 난다. 감꽃의 달콤한 맛도 있긴 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놀이였다. 어른들의 내 것 네 것 싸움은 놀이가 아니라 생사가 관계되는 일이고 실제 그로해서 생겨나는 살인 행위가 비일비재한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새해가 열릴 때면 누구나 희망에 대해 얘기하지만 특히 내년에는 박근혜 정부 출범 4년차가 되는 해로서 제20대 국회의원선거가 치러지는 중요한 한해이다. 좋은 인재가 많이 나와 국민을 섬기는 정치가 되었으면 하는 소망이 그 어느 때보다도 간절한 것 같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도약하는 초석 쌓기에 도민들의 지혜와 역량이 모아지는 한해가 돼야 한다. 자고 나면 새로운 날을 맞는다. 삼백육십오일 큰 수레가 한 바퀴 돌고 있다. 그 수레에 묻은 미움과 원한과 기쁨과 즐거움과 온갖 시름이 일곱 가지 무지개가 되어 하늘을 수놓고 있다. 한해를 반성하고 웃음으로 병신년 새해를 맞이해 보자.
박 준 현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