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병신년은 정치권과 정부기관을 비롯한 각종단체에서 한글 표기로 내뱉기 불편하고 자칫 오해를 살 수도 있다면서 외면하고 다른 표현으로 고쳐서 부르는 어설픈 해다.  올해 4월13일 치러지는 제20대 총선을 앞두고 여당과 야당은 서로 유리한 방향으로 선거를 치르기 위해 법정 시한을 넘기고서도 아직 선거구획정을 결정짓지 못한 상황에서 여당은 '친박과 비박'으로 나눠서 기 싸움을 벌이고 또 친박은 '진박과 배신'으로, 야당은 '친노와 비노'로 갈라서서 탈당하고 계파별로 헤쳐모여 창당을 준비하면서 "국민을 위한다"고 떠들지만 정작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이 자기들끼리 꼴불견스러운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달 국무회의에서 교체되는 장관들에게 감사를 표현한 뒤, "옛말에 들어갈 때 마음과 나올 때 마음이 한결같은 이가 진실 된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그것은 무엇을 취하고 얻기 위해서 마음을 바꾸지 말고 일편단심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면서 "끝까지 국민들께 헌신과 봉사를 하는 마음으로 사명감을 갖고 일해 달라"고 했다. 이 말은 역설적으로 자신을 배신했다고 단정 짓고 친박계를 앞세워 새누리당 원내대표에서 물러나게 한 유승민 의원을 겨냥한 말로 해석이 되는 가운데 유의원과 같은 지역구에 출마하는 이재만 전 동구청장 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한 친박 의원들이 박대통령의 입을 대신이라도 하듯이 "이 전 청장이 진실한 사람"이라고 추켜세우고 나서면서 대구 동구 을은 1차 전쟁이라 할 수 있는 공천을 누가 받느냐로 갑자기 전 국민의 시선이 집중되는 지역구로 급부상했다.  아울러, 여당성향과 박근혜 대통령의 입김이 특히 강한 대구는 어떻게든 대통령을 등에 업고 자신을 부각시켜서 국회에 입성하려는 정치신인과 사수하려는 현역들의 치열한 공천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유 의원과 친한 류성걸(동구갑) 권은희(북구갑) 김희국(중남구) 김상훈(서구) 이종진(달성군)의원을 교체하기 위해 투입된 친박계의 내각이나 청와대 출신 신인들 상당수 지지도가 여론조사에서 현역 의원에 비해 좀체 오르지 않는다는 분석은 박 대통령 자신의 지지율과는 상관없이 새누리당 대표시절 "선거의 여왕"으로 불렸던 것 아니냐는 능력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차기 여당 대선후보 1순위를 달리고 있는 새누리당 김무성대표 또한 친박계의 국회진출이 그리 달갑지 만은 않을 것이다. 친박계의 의석수가 많아진다는 것은 차기 대선후보 경선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김무성 대표 입장에서는 유승민의원과 그를 따르는 현역들을 껴안고 가는 것이 오히려 유리하다는 판단을 할 수도 있다.  이에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비박계가 대거 국회입성을 했을 때는 새누리당 내에서 조차 박대통령의 조기 레임덕이 가시화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20대 총선에서 대구를 비롯한 경북의 공천은 박대통령과 김무성대표의 한판 정치승부가 걸린 생사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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