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앞 30년 역사의 소극장 산울림이 대학로에서 주목 받는 신진단체들과 함께 고전을 재해석한다. '공상집단 뚱딴지' 황이선 연출의 '프로메테우스'(6~17일)를 시작으로 3월 중순까지 산울림의 레퍼토리 기획프로그램 '산울림 고전극장 2016'을 펼친다. '산울림 고전극장'은 '소설, 연극으로 읽는' 타이틀로 2013년 1월 문을 열었다. 누구나 읽어본 적은 있지만 제대로 읽어본 적 없다는 고전, 읽어보고 싶었지만 아직 못 읽은 고전, 평생에 한 번은 꼭 읽어야 할 고전을 연극으로 쉽게 해석하자는 의지를 담았다. 올해가 4회째로 신화가 주축인 '그리스 고전'을 내세웠다. 황 연출의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에게 불을 전달한 프로메테우스의 영웅성과 숭고함을 이야기한다. 힘과 폭력으로 신과 인간을 통치하고 있는 독재자 제우스의 뜻을 거역하고 인간에게 불을 건넨 프로메테우스의 재판을 다룬다. 극단 해적의 황선택 연출은 '난세에 저항하는 여인들'(20일~2월5일)을 펼친다. 고대 그리스 아테네와 스파르타 간의 오랜 전쟁에 반대하는 여인들이 '성 파업'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결국 욕망에 굶주린 남자들은 여자들과 협상을 하게 되지만, 쉽게 풀리지 않는다. 극단 달나라동백꽃의 윤혜숙 연출은 '오레스테이아'(2월 17~28일)를 선보인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트로이 전쟁의 영웅 아가멤논 집안의 반복되는 피와 복수, 그 소용돌이 안에 있는 인물에 초점을 맞춘다. 딸을 죽인 남편을 죽인 아내, 아버지를 죽인 어머니를 죽인 아들, 과연 누가 옳은지 묻는다. 창작집단 LAS의 이기쁨 연출은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3월 2~13일)로 '산울림 고전극장 2016'의 피날레를 장식한다. 아름답고 도도하기로 유명했지만 제우스의 바람기 때문에 질투의 화신으로 전락한 헤라, 아름다움과 사랑의 여신으로 불리지만 실상은 매일 밤 다른 남자와 관계를 가지는 욕정의 여신 아프로디테, 처녀성을 지키기 위해 살인까지 서슴지 않지만 마음속으로 오리온을 깊이 사랑하는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 세 여신의 대화를 통해 이들의 기저에 깔린 욕망을 까발린다. 젊은 연출가들은 무엇보다 현대의 관객과 호흡하기 위해 애썼다. '프로메테우스'의 황 연출은 "힘과 폭력으로 지배하는 제우스에 항거하는 프로메테우스의 영웅담이 골자"라며 "이것은 현대의 이야기"라고 전했다. '난세에 저항하는 여인들'의 황 연출 역시 "고전이라고 관객을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1만5000~2만원. 극단 산울림. 02-334-5915.  이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