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선현들의 가르침이나 스승으로부터, 그리고 가정에서는 부모님으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가르침이 불의와 부정, 불미스런 일은 생각도 말고 피하라고 한다. 부정(不正)은 바르지 못하고, 옳지 아니함을 일컫는 말이요, 불의(不義)와 불미(不美)는 의리나 정의에 어긋나는 것이며, 아름답지 못하고 추잡스런 행동을 말한다.성인들의 말씀가운데 항상 강조되는 것이 '부정'이라는 말이다. "부당한 이익을 얻지 말라. 그것은 손해와 같은 것이다" 성서에도 "내가 만일 부정한 저울을 썼거나 주머니에 거짓 저울추를 두었으면 깨끗하겠는냐"  심지어 부정은 신(神)을 더럽히는 행위라 했고, 세상의 부정을 다 들추면 지구는 독액의 밭이 된다고 한다. 아주 너그러운 말씀이 있다면, "부정은 어느 누구도 이로울 것이 없고, 정의는 어느 누구에게도 해로울 것이 없다" 는 것이다. 하루는 공자님이 제자를 데리고 승모(勝母)라는 마을을 지나게 되자 날이 저물어온다. 시장하고 피곤한 시간 이었지만 그곳에 머물지 않고 두 시간을 더 걸어갔다. 제자가 스승인 공자에게 요청했다. 이 곳에서 하룻밤 유숙하자고 했다. 그러나 승모하는 이름은 '어머니를 이긴다는 뜻'이니 자식 된 몸으로 그런 이름을 가진 마을에는 머물 수 없다고 거절했다. 또 얼마 후 도천(盜泉)이라는 곳을 지났을 때도, 몹시 갈증이 났지만 그 샘물에 눈길 한번 던지지 않고, 그 자리를 떠났다는 것이다. 도천이란 '도둑의 샘물'이라는 듯을 가졌으므로 그 물을 마시는 것조차 도덕군자로서 할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윗사람에게 불의한 짓을 보이면 아랫사람도 우리에게 또 불의한 행동을 보인다고 가르친다. 예사롭고 쉽게 말하는 유행어 가운데 정치판은 부정투성이요, 썩어도 많이 썩어 만신창이가 되었다고 한다. 기업가가 썩었고 관리들이 썩어 세상은 온통 부정, 부패의 강물에서 헤어날 줄 모르고 함께 그 곳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세상이 왜 이렇게 되어가고 있는가?  정말 종교에서 말하는 말세(末世)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정의는 평화를 가져오고, 법(法)은 영원한 태평성대를 이룬다는데 세상은 왜 이 모양으로 타락하고 있는가? 자조 섞인 말을 자주 듣는다. 부정부패를 타파하고 개혁하고, 혁신한다고 큰소리치는 혁명가도 얼마 못 가서 그 자도 부정의 늪에서 익사하고 마는 현실이다. 새해에 바라는 소망 가운데 국민 모두가 희망하는 덕목이 바로 부정부패의 근절이건만 수 십 년 되풀이 되는 이 참혹한 현실을 신(神)은 왜 방관만 하는지… 정의의 지체가 바로 부정으로 변해 버리고 있다. 불의와 부정을 경계하는 금언(金言)들도 많다. 독일 속담에 "돈이 나가면 정의는 움츠린다" 영국에서는 "정의도 금력(金力)이 끄는 쪽으로 기운다" 힘에 앞서는 정의가 참 정의다. 오는 4월에는 누가 정의로울까. 총선이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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