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중앙도서관이 '사람도서관(Human Library)' 운영을 활발히 벌이며 효과를 보고 있다. '사람도서관'이란 덴마크 출신 사회운동가인 로니 에버겔(Ronni Abergel)이 2000년 덴마크에서 열린 한 뮤직페스티벌에서 창안한 개념으로, 종이 책이나 디지털 정보 대신 사람의 지식, 정보, 경험 등의 전문성을 책처럼 대여하는 신개념 도서관이다. 사람과 사람간에 정보를 나누고, 대화를 늘리고, 서로의 편견을 줄이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으며, 유럽에서 시작돼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중앙도서관은 셰프, 마술가 등 진로·직업 분야 43명, 시인 소설가 등 인문·교육 분야 66명, 영화감독, 화가 등 예술 분야 33명, 중국어, 베트남어 강사 등 다문화·외국어 분야 등 10명으로 총 152명의 '사람 책'을 가지고 있는데 올해는 상반기 중 30명 정도를 더 확충할 계획이다. 지난 해 이 제도를 처음 도입한 중앙도서관은 그동안 '사람 책 열람행사', '찾아가는 사람도서관'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 제도를 운영해왔다. 먼저 사람 책을 신청한 독자들이 한 조를 이뤄 중앙도서관에서 사람 책과 직접 만나 대화하는 시간을 가지는 '사람 책 열람행사'를 지난 4월부터 벌였다. 모두 18회 개최해 260명이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의 사람 책과 이야기를 나눴다. 또 자유학기제의 전면 시행으로 학생들의 진로 및 직업체험에 도움을 주기 위해 학교의 신청을 받아 사람 책을 대출해 주는 '찾아가는 사람도서관'을 운영한 결과, 63개교 4794명의 학생들이 62명의 사람 책과 다양한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찾아가는 사람도서관'을 이용했던 안심중 김정숙 교사는 "벽화전문가 등 평소 알기 힘든 직업군에 대해서도 사람 책을 활용해 학생들에게 쉽게 소개할 수 있었다. 사람 책은 해당 분야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만큼 학생들이 구체적인 진로를 설계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사람 책으로 활동한 극단 도적단의 정호재 대표는 "사람 책으로 활동하면서 배우를 꿈꾸는 학생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간단한 연기 체험도 하면서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긍지와 보람을 느꼈다. 2016년에도 계속 사람 책으로 활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앙도서관 유금희 관장은 "올해는 더욱 다양한 분야의 사람책을 확보해 학생과 지역주민을 위한 보다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특히 학생들이 올바른 직업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자유학기제와 연계한 직업 및 진로체험을 확대해 운영할 계획"이라며 "사람 책이 돼 자신의 경험을 전하고픈 이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류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