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한 변화의 물결이 몰아치는 21세기 현대 사회는 미처 생각하지도 못한 위험이 여기저기 도사리고 있는 무한경쟁의 시대이다. 미래에 대한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한 가운데 최소한의 시행착오를 통해 제대로 된 방향을 찾아가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난관에 접해있다. 우리 경제가 이미 저성장의 기조로 돌아선 가운데 세계경제의 불황 국면과 맞물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다는 3포 세대라는 말도 모자라 인간관계와 내 집 마련을 포기한 오포 세대, 거기에 꿈과 희망마저 포기한 7포 세대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한지 이미 오래다. 먹고사는 것이 해결되어야 정치를 논할 수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고용이 불안하고 취업이 어려워 먹고사는 것이 불안한 국민들에게 과연 어떤 말을 할 수 있는가? 이런 상황 속에서 국민을 대표한다고 모인 국회는 여야를 떠나 총선을 앞두고도 법으로 정해진 선거구도 확정짓지 못하며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움직이고 국민을 외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몇 달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 출사표를 던진 예비후보들의 모습은 어떠한가? 수도권은 물론 지방을 막론하고 공천을 얻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에 대한 자랑 질과 줄서기를 마다하지 않고 있다. 특히 특정 정당의 공천이 바로 국회의원 당선이라는 공식이 된 지역에서는 이런 현상이 더 심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역의 민의를 대표하여 정치를 하겠다고 나선 예비후보자들이 자신의 정치철학이나 지역발전을 위한 자신의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한 노력을 하기보다는 학연·지연·혈연에 연연하며 누구와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식으로 자신을 내세우는데 급급하고 있다. 게다가 목소리가 좀 크다고 하는 소수를 끌어드리기에 혈안이 되어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이번 총선에 나선 예비후보자들은 시민들은 그렇게 어리석고 무지하지 않다는 것을, 침묵하는 다수가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 이해할 수 없는 현실을 부정하기 때문에 침묵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선택받고 싶다면 내가 어떤 사람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하기 전에, 나를 내세우기 보다는 선택해 줄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먼저 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자신을 세우고 싶다면 먼저 다른 사람을 잡아 주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