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전래되는 풍습가운데 음력 정월 보름날을 대보름이라 한다. 이 날은 일 년의 첫 보름이라 특히 명절같이 중요시하고, 한 해의 풍년과 흉년, 인간 운수의 길흉화복을 점치고, 또 새벽에 귀밝이술(이명주)를 마시고, 부럼(견과류)을 깨물며, 약밥·오곡밥·묵나물밥을 먹는다. 또 더위팔기, 사자놀음, 쥐불놀이 등이 있고, 휘영청 밝은 보름달이 뜨면 횃불싸움, 놋다리밟기 행사가 벌어진다. 달은 하늘의 사자(使者)다. 차가운 음기(陰氣)가 적재(積載)하여 물이 되고, 수기(水氣)의 정(精)이 달이 된다.더구나 채워지고 이지러지는 보름께의 달을 바라는 멋은 마음을 나누는 벗보다도 대화가 다사롭다. 나도향의 글 '그믐달'에 보면 "그믐달은 너무 요염하여 감히 손 댈 수도 없고, 말을 붙일 수도 없이 깜찍하게 어여쁜 계집 같은 달인 동시에 가슴이 저리고 쓰리도록 가련한 달이다. 서산 위에 잠깐 나타났다 숨어 버리는 초승달은 세상을 후려 삼키려는 독부가 아니면 철모르는 처녀 같은 달이지마는, 그믐달은 세상의 갖은 풍상을 다 겪고 나중에는 그 무슨 원한을 품고서 애처롭게 쓰러지는 원부(怨婦)와 같이 애절하고 애절한 맛이 있다. 보름의 둥근달은 모든 영화와 끝없는 숭배를 받은 여왕과 같은 달이지만 그믐달은 애인을 잃고 쫓겨난 공주와 같은 달이다. 초승달이나 보름달은 보는 이가 많지마는 그믐달은 보는 이가 적어 그만큼 외로운 달이다. 객창한등에 정든 임 그리워 잠 못 들어 하는 분이나, 못 견디게 쓰린 가슴을 움켜잡는 무슨 한 있는 사람이 아니면, 그 달을 보아 주는 이가 별로 없을 것이다. 그것은 고요한 꿈나라에서 평화롭게 잠든 세상을 저주하며 홀로이 머리를 풀어뜨리고 우는 청상과 같은 달이다"라고 했다. 이처럼 정열적인 태양과 달리, 달은 여성화 되어 애잔한 정을 느끼게 하는 변화의 모습에서 더욱 인간의 마음을 깊숙이 끌고 있는 마력이 있다. 달에 대한 인간의 관심은 보름달에 많은 애정을 둔다. 달을 바라보는 인간의 마음도 저 달처럼 측은한 느낌에서 달이 풍기는 묘미가 더욱 현란하나는 느낌을 갖는다. 한 수의 시조가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쓸쓸한 찬 자리에 밤빛이 깊어 올 제 저 하늘 밝은 달은 우리의 마음인 양  떠나서 그리는 정을 비춰 주더라. 밤 깊어 고요한데 빈뜰엔 밝은 달뿐  마음은 씻은 듯이 깨끗하고 맑구나. 마음이 고운 자태를 나는 본가 하노라. 정철의 송강가사에도 내 마음 베어내어 저 달을 맹글고자 구만리장천(九萬里長天)에 번듯이 걸려 있어  고운 님 계신 곳에 가 비추어나 보리라.
정월 대보름이면 모두가 달구경 간다. 옛 풍류가들처럼 수많은 시간 앞에서 우리가 느끼는 경건성은 달이 주는 교훈으로 밝고 맑은 마음이 언제나 한결같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