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노래를 부르기를 좋아하고, 듣기를 즐기는 까닭은 노래(음악)속에는 흘러가고, 숨겨진 그리움과 추억이 항상 존재하고 있는 연유이다. 어느 시인의 말씀처럼 '웅변은 정신을 매혹시키고, 노래는 감각을 시킨다'고 했다. 인간이 숭배하는 신(神)에게도, 사람들에게도 거룩한 것은 거룩한 노래뿐이다. 사람들은 노래 속에서 오직 자기가 사랑하는 것만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속담에 '언제나 희망을 갖고 있는 자는 노래 부르면서 죽는다'는 말이 있을 만큼 노래는 인간의 일상생활이다. 인정을 먹고 사는 인간들 사이에 가장 순수한 부분이 미지의 것을 향하여 갖는 성스러운 그리움이다. 노래 속에는 항상 그리움이 있어 하나의 노래는 (3분(分)의 드라마)란 말까지 있을 만큼 인간의 역사이다. 일반적으로 '시간예술'이라 부르는 음악은 소리를 소재로 해서 박자·선율·화성·음색 등을 일정한 법칙과 형식으로 조합시켜 사상과 감정을 나타내는 예술 중 하나다. 많은 예술 가운데 인간이 노래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즐기는 이유는 노래가사의 내면에는 인간의 희노애락과 같은 많은 사연이 그 속에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인간사의 생활에는 잊지 못 할 많은 추억이 쌓여 그것을 음미하고 가슴에 담아 토로하는 습성으로 울분과 기쁨을 함께 삼키는 데서 노래가 흘러나오게 된다. 우리가 쫓겨나지 않아도 되는 유일한 낙원은 그리움이 전부다.  그래서 사람이 가까이해서 부르는 노래 가운데는 기쁨과 슬픔이 함께 존재하지만 우리 민족은 '애환과 민족'이라는 별명답게 희극보다는 비극을 더 많이 즐기는 족속에 속한다. 물론 슬픔이 기쁨보다는 마음속에 더 오래 간직하지만 희극은 가볍게 생각하고, 비극은 '나의 것'으로 여기는 특이한 국민성을 지닌 사람들이 바로 한민족이다. 추억은 인간이 겪은 과거에 있었던 그림자로 여긴다. 시인 롱펠로의 작품에도 '가까운 구름 뒤에 가려진 태양이 먼 들판을 환히 비추듯 추억은 노래와 함께 먼 과거를 빛내준다'고 했다.  일본 속담에도 '괴롭다고 보았던 세상도 흘러간 노래처럼 지금은 즐겁다'는 말도 있다. 즐거웠던 추억은 오래 남고, 고통스러웠던 추억은 더 오래 남는다. 구성진 노랫가락에 우리의 애환이 묻어있고, 그것을 즐겁게 부르면 그 속에 행복을 느끼는 것이 바로 노래인 것이다. 노래는 허공에 그려진 무지개다. 손 경 호 논설위원·교육행정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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