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학교(총장 홍덕률)가 최근 전국 대학에서는 처음으로 대학생활용 수어(手語) 교재(사진)를 발간했다. '수어'란 '수화언어'의 줄임말로, 시중에 일상생활이나 어휘집 위주로 발간된 수어책은 많지만, 대학생활을 주제로 한 교재는 이번이 처음이다. 대구대학교 한국수어연구소와 장애학생지원센터, 출판부는 수어에 대한 대학생들의 관심을 높이고 학생들의 수화통역사 자격 취득을 지원하기 위해 이 교재를 공동 발간했다. '수어가 꽃피는 행복한 학교'란 제목의 이 교재는 초·중급 두 권으로 구성됐다. 181쪽인 초급 책에는 학점관리, 학교생활, 시설이용, 낭만캠퍼스, 진로결정 등이, 191쪽인 중급 책에는 기숙사, 축제, 해외 자원봉사, 취업 준비 등의 내용이 실렸다. 초급은 어휘 위주로, 중급은 문장과 관용수화, 회화 위주로 담겼다. 이 교재에는 청각장애인에 대한 에티켓과 통역자를 위한 십계명도 함께 실어 수화를 배우는 사람들의 마음가짐도 배울 수 있게 했다. 대학 교재용으로 만든 만큼 대학 강의 주차를 고려해 제작됐다. 보통 대학의 한 학기가 15주인 것을 감안해 중간·기말고사 기간을 제외하고 13장으로 구성됐다. 책 안에 수어를 설명하는 모델도 대구대학교 학생(남자1명, 여자 1명)들이 맡았다. 지난해 12월에는 한국수어를 한국어와 동등한 공용어로 인정한다는 법률인 '한국수화언어법'이 통과돼 수어 교육과 보급에 탄력이 붙게 됐다. 이 법에는 한국수어 사용 환경 개선을 위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 발전계획 수립 및 시행, 실태조사, 한국수어의 연구 및 교육, 한국수어의날 제정 등 20개 조항이 담겼다. 대구대학교는 지난 2014년 대학 내에 한국수어연구소를 설립해 수어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장애학생지원센터에서는 수화교실을 운영해 매년 200여명의 학생에게 수화를 가르치고 있다. 대구대학교는 교재 판매로 얻은 수익금을 장애학생복지기금으로 활용한다. 또한, 사범대학, 재활과학대학, 사회과학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양 과목으로 정해 수어 교육과 보급에 힘쓸 계획이다. 강을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