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평생을 구도자적 자세로 서예에 매진해 온 '심천 한영구 선생'의 서예 작품전이 오는 27일부터 서울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열린다. 한영구 선생의 정신적 뿌리는 마부작침(磨斧作針)과도 같은 실천공력이다.  이는 획 하나조차 소홀하게 다루지 않도록 스스로 경계하여 굳세고 엄격한 필획을 펼쳐낼 수 있도록 독려해온 것이다.  선생의 서예 인생을 관통해온 또 하나의 핵심은 '정좌관심(靜坐觀心)'이다. '고요히 앉아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이 웅혼하면서도 절제된 기품, 준엄하면서도 온화한 정이 그대로 배어있는 작품 세계를 형성한 것이다.  선생의 전서 작품은 둥글고 원만한 획에서 나오는 유려함과 강한 골기가 공존한다.  이번 전시작 가운데 가장 주목을 끄는 작품은 '尹奉吉義士 出家銘'(43×32cm)이다.  심천 선생의 정신과 윤봉길 의사의 정신이 만나서 이룬 장쾌한 장면이다.  소품임에도 불구하고 그 기세와 장쾌함과 활달함은 대작을 방불한다.  '中國 上海 梅軒公園과 長沙 臨時政府를 보고 소회를 쓴' 이 작품은 "丈夫出家生不還(대장부 나라를 위해 집을 나가니 살아서 돌아오지 않겠다)"는 결의와 목숨을 건 각오가 선명하게 서려있는 글귀이다.  심천 한영구 선생 서예의 특징은 경과 학을 요체로 하되 선생 고유의 서체를 구축하였다는 점이다.  작품에서 풍기는 웅혼하면서도 절제된 기품과 준엄하면서도 온화한 정이 돋보인다.   장성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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