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사철이라고 하는 사계절이 분명한 나라이며, 사절기인 춘분·하지·추분·동지의 구분을 둔 온대지역이다. 계절은 한 해를 봄·여름·가을·겨울로 구별한 한 시기다. 계절은 그 느낌으로 맞이하는 사람마다 묘한 감정을 간직한다. 한 시인의 표현으로 사계에 대한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봄은 사과꽃의 입김보다 짧고, 여름은 너무 아름다워 지체할 수 없고, 가을은 낙엽의 화롯불처럼 빠르고, 겨울은 죽음의 잠처럼 즐거운 시간이라'한다. 그 가운데 시인 워드워즈는, "봄철에 숲 속에서 솟아나는 힘은 인간에게 도덕상의 악과 선에 대하여 어떠한 현인보다도 더 많은 것을 가르쳐준다"는 것이다. 계절은 추억의 기본 표지로써 사시가흥(四時佳興)이라 해서 특징이 있고, 멋이 있는 시절의 구분이다. 일 년을 4등분해서 석달씩 나눈다. 시작인 봄은 핀란드의 속담처럼 '낡은 말뚝도 봄이 돌아오면 푸른빛이 되기를 희망한다'는 말로 탄생과 희망을 상징한다. 그래서 아름다운 봄은 소생의 계절, 성장의 계절, 생명이 약동하며 다시 부활하는 계절이라 한다.봄은 우리에게 철학의 많은 소재를 준다. 봄은 특히 생명의 경의와 신비감을 일으키게 하는 계절이다. 집 뜰 안의 터전에 꽃씨를 심고, 그것이 성장하는 과정은 창조의 묘미를 느끼게 한다. 자연이라는 광활한 교과서에서 우리는 지혜의 말씀을 찾고, 그 말씀을 교훈으로 삼아 살아가는 멋은 창조주의 고귀한 품성이다. 하나의 씨앗이 물과 양분과 기후에 적응하여 또 다른 생명체로 변신하는 자연의 섭리에 생명의 신비를 공감하는 파토스(pathos- 지속성이 없는 일시적인 내면적 감정·정념·정열·격정 따위)의 철학을 인간은 봄의 여신의 미소를 배우게 된다. 시인 하이네의 '봄'에 '물결은 반짝이며 흘러간다./ 봄은 즐거운 사랑의 계절/ 꽃은 피어나고 향기는 피어오르고'이러한 봄을 기다리는 인간의 마음은 우리에게 있어 하나의 숙명적인 기원이요, 동경인 것이다. 봄철의 모든 숭앙(높이어 우러러 봄)은 사랑으로 연결되어 많은 젊은이들이 봄에 짝을 찾게 된다. 봄을 예고하는 입춘날 아침은 모두가 가슴이 설렌다. 참으로 아름다운 풍습이다. 고난의 겨울을 숱하게 경험한 민족이기에 봄을 기다리는 아쉬운 마음도 감성이 먼저 북받친다. 엄동의 빙하위에 우리는 한 여름의 찬란함을 간직하고 황량하게 쌓인 눈 밑에 따뜻하게 필 장미를 미리 예견하는 마음이 봄이 던져준 하나의 축복이다. '춘풍'이라는 시에, '봄바람에 버들 빛은/ 푸른 비단 같은데/ 태양은 복숭아나무에서 익는다./ 따스한 연못물도 향기로운데/ 동그라미 그리며 첨벙이는 물고기' 잠자듯 게으른 봄이 찬란하게 눈부시며, 타향에 간 자식들 생각에 봄이 한창 고요한데 초록가지에서 울다 간 참새 떼들이 석양을 멀리하고 숲으로 날고 있다.이처럼 사계절의 봄은 춘흥에 겨워 마음을 아리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