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총선의 결과는 과반미달의 3당이 여소야대를 이룬 모양세다. 더불어민주당이 비록 원내 제1당이 되었다고 하나 2당인 새누리당 보다 고작 1석많은 123석이고 친여무소속을 복당시키면 바로 새누리당이 1당이 되는 것이다. 여당의 참패는 분명하지만 3당이 모두 과반미달의 정당이기 때문에 어느 당이 1당이 되느냐는 별로 정치적 의미가 없다. 제3당인 국민의 당이 비록 창당 된지 2개월 만에 기성2대 정당에 캐스팅보트를 행사할 만큼 성공을 거두었지만 3당으로서 특색을 살리지 못한다면 그야말로 존재감 없는 3류 로 흘러버릴 수도 있다. 국민의 당은 국회선진화법이 개정되지 않는 한 새누리당과 손을 잡든, 더민주당과 손을 잡든 법안 하나 통과시킬 능력이 되지 못한다. 하기야 적대적 공생관계라는 새누리당과 더민주당이 합의하면 비록 국민의 당이 반대해도 의회권력을 휘두를 수는 있다. 다만 1,2당이 합의가 쉽지 않기 때문에 그럴 일은 별로 없을지 모른다. 이같이 3당중 어느 당도 패권을 행사할 수 없게 만든 이번 총선결과에는 당과 계파가 갈려서 싸움만 하는 국회를 청산하고 서로가 협력해서 국정을 운영하는 협치(協治)를 바라는 민심이 담겨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같은 과반미달의 3당구도로는 어느 한 당이라도 협치에 반대한다면 과거의 동물국회나 식물국회 보다 더 심각한 무생물국회가 될 수밖에 없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국정의 1차적 책임이 있는 정부 여당은 민생과 안보면 에서 꼼짝달싹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일 수 있다. 국정이 마비되고 국민이 도탄에 빠지는 악몽 같은 상황이 올 수도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세계적 경기침체 속에 불황과 저성장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북한이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하고 있는 엄중한 국면에 놓여 있다. 북핵해법과 관련 강대국들은 자칫 우리 정부를 베제 할 가능성마저 있어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 그 같은 악몽이 현실화된다면 나라는 어떻게 되겠는가? 지난 총선기간 여야3당이 과거 잘못에 대한 반성과 자기혁신에 대한 피나는 다짐을 했던 만큼 국민들은 정말 국민의 뜻만 받드는 국회를 만들 것으로 기대했다. 선거결과에서도 여당에게는 오만과 독선에 대한 채찍을 가했고 야당에게는 여당에 대한 반사이익을 안겨준 만큼 여야 모두가 더욱 국민의 뜻에 따를 것으로 생각했다. 특히 국민의 당은 여야의 소모적 정쟁에 신물이 난 국민들의 선택이었다는 점에서 정쟁과는 거리가 먼 대안정당이 될 것이란 기대가 걸려있다. 그러나 이같은 모든 기대는 총선직후 3당의 움직임을 보면 벌써 물건너간 느낌을 준다. 아직 20대 국회의 원구성이 한달이상 남았는데 성급한 실망이란 지적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여야의 계파갈등과 19대국회 마지막 임시국회가 총선이전의 정파싸움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당체제 정비과정의 당권문제와 선거때 탈당한 무소속당선자의 복당문제 등으로 총선패배에 대한 대국민 사과의 침도 마르기 전에 서로 삿대질이다. 야당은 이번 총선으로 마치 집권당이나 된 냥 우쭐대면서 임시국회에서 국민이 바라는 민생과 경제, 시급한 북핵 문제 등은 접어둔채 새월호 특검추진, 국사교과서국정화폐지 등 정쟁에 매달리고 있다. 두 야당이 연합한다고 국회선진화법이 있는데 야당 마음데로 되지않을 뿐더러 정쟁의 마찰음만 크진다는 사실을 모른다는 말인가? 그래서 무생물국회가 되어도 좋단 말인가? 국민들은 내년연말 대선에서 이번 20대국회의 3당이 어떻게 하는지를 보고 지지를 결정할 것이다. 여야는 제 버릇을 못버리고 왜 이러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