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55 자주포는 중량이 26t, 전장 9.12m, 전폭 3.15m, 전고 3.28m, 사거리 약 30㎞, 최고 이동속도는 시속 약 56㎞인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국산 기술로 개발된 K-9 자주포로 대체되고 있지만, 아직도 여전히 우리 자주포 전력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오전 우리기술로 생산된 해병 1사단 소속 K-55 자주포 1대가 야외전술을 위해 훈련차 이동하다 장기면 길등재 비포장 도로변 계곡으로 추락해 장병 2명이 숨지고 5명이 다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사고는 기동 훈련을 위해 자주포 17대 등 총 20대가 대열로 이동하던 중 사고가 난 자주포가 길등재 내리막길 끝 지점에서 추락하면서 일어났다. 해병대 측에 따르면 내리막길 끝 지점 비포장도로를 달리던 자주포가 커브 길을 돌다 중심을 잃으면서 도로 왼편으로 추락한 것으로 보고 훈련 관계자와 목격자를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어처구니없는 사고다. 전쟁을 대비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험지에서도 자유자재로 움직여야할 K-55 자주포가 비포장도로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은 누가 들어도 이해 할 수 없는 부분이다. 더구나 자주포 17대가 대열로 이동 했기에 일정속도를 유지했고 또한 비포장이기에 서행은 물론 사고 난 현장은 작전을 위해 자주 통행한 곳으로 자주포가 내리막길에서 전복 됐다는 것은 군 장비에 대한 신뢰성 문제라고 지적하고 싶다. 전쟁 최 일선에서 적의 진지를 향해 돌진해야 할 군 장비가 비포장 내리막길에서 쉽게 전복 된다면 어떻게 전쟁을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런 장비 K-55 자주포는 1986년부터 1996년까지 약 1000대 가량 생산되었다고 한다. 전쟁 작전 시에는 군장비가 통행하기 쉽게 마련된 아스팔트만 있는 것이 아니라 험준한 산악지대에서도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해야 한다. 전쟁은 실습이 아니라 실전이다. 이런 나약한 군 장비를 두고 군에 보낸 부모들은 아마 밤잠을 설칠 것이다. 군장비의 문제점과 결함도 해결해야할 과제지만 무엇보다 더 한심한 것은 K-55 자주포가 추락한 길등재 현장 비포장 도로 약 500미터 (오천금광~장기방산)는 포항시가 수년째 도로공사를 추진하면서 예산타령으로 세월만 보내고 있다. 문제의 비포장 도로에서 지난달 25일 발생한 사고뿐만 아니라 지난 2007년에도 같은 장소에서 같은 유형의 사고로 사병 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자주포 전복 사고가 난 장기면 방산리 길등재 내리막길은 도로 포장이 끊기는 부분인데다 옆으로 5m가량 절개지가 있어 운전조작을 잘못할 경우 아래로 굴러 떨어질 우려가 높다. 사고 당일도 자주포가 내리막길을 지나 비탈길 부근에서 떨어지면서 뒤집혔다. 포항시가 9년 전 사고 당시 즉시 아스팔트 포장을 했더라면 천하보다 귀중한 생명을 떠나보내지는 않았을 것이다. 필자는 지난해 말 취재보도를 통해 장기면 산서~오천 갈평 간 6,1Km, 인구 없는 오지마을에 불요불급한 예산을 투입하지 말고 "차라리 그 돈 있으면 작업하다 중단한 '오천 금광~장기 방산간' 남은 도로 500m(시도 2호선)준공이 시급하다"고 했다. 바로 필자가 지적한 사고 현장에 시급히 포장하라고 지적한 것이다.
이준형 포항본사 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