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부모님 없이 태어난 사람은 없다. 아버지, 어머니를 가리켜 어버이라 부르고, 양친이라고도 한다. '나'라고 하는 존재와 가장 가까운 혈육으로 낳아서 길러 주시고 교육시켜 주신 분이지만, 항상 무상(無償)의 위인이시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가정은 한 가족을 단위로 하여 이루어진 생활 공동체이며, 그곳에 항상 부모님과 자식이 구성원이 된다. 그러므로 분명한 사실은 집(house)과 가정(home)은 다르다. '집'은 사람이 사는 건물을 가리키지만 '가정'은 가족들이 생활하는 집안으로 사랑과 평화와 행복이 함께 존재하는 궁궐과 같은 애정의 집단이다. 요즘 시대의 변화에 따라 가정이 무너지고 있는 현실을 직감한다. 물론 가정교육, 학교교육, 사회교육이 붕괴 탓도 있지만, 대다수의 국민들은 정치의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더 많다. 정치는 혼란 속에서 부재의 원인으로 사회가 멍들고 국민들 정서가 자꾸만 파탄으로 소용돌이 치고 있다. 어느 교육자가 말하기를, " 가정은 화초와 같다. 탐스럽고 예쁜 꽃일수록 많은 정성과 수고가 있어야 하듯이, 행복하고 단란한 가정을 이루려면 하루도 쉬지 않고 가꾸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가정은 이해관계로 얽힌 집단이 아니라, 인간관계에 기초와 근본을 둔 공동체인 것이다. 그러한 인간관계는 상·하 지배하고 복종하는 것이나, 권리나 의무의 법적관계를 떠나, 재산이나 지위의 관계가 결코 아니다. 순수한 인간적 관계이므로 인정과 사랑으로 인한 혈육적 관계이다. 함부로 파괴하거나 파괴되어서도 안 되는 천륜의 인연으로 어떠한 위협으로부터 항상 보호하고 보호받는 영역이 곧 가정인 것이다. 철학자 소포클레스는 "자기 가정을 훌륭하게 잘 다스리는 자가 천하를 다스린다"고 했다. 가정은 사회와 국가의 축소판이다. 왕국을 통치하는 것보다도 가정을 잘 다스리는 쪽이 더 어렵고 중요하다는 말까지 생겨났다. 교육자 페스탈로치도 "가정의 단란이 지상에 있어서의 가장 빛나는 기쁨이요, 자녀를 보는 즐거움은 인간의 쾌락 가운데 가장 성스러운 즐거움이다" 했다.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의 관심과 애정이 곧 가정의 주춧돌이 되고 사랑은 온갖 허물을 덮어주는 희망의 방석인 것이다. 가정의 평화는 부모의 몫이다. 평화로운 가정에는 행복이 제 발로 찾아오며 어른의 관심에서 자녀가 성숙한다. 그러므로 가정은 행복을 저축하는 곳이지 그것을 발굴하는 곳은 결코 아니다. 아름다운 스위트 홈(sweet home)을 이룩하는 본질적인 인간의 감화는 반드시 가정에서 이루어진다. 가정의 주역은 자녀이고, 부모는 그들에게 희망을 주는 조역에 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