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구제일중학교 교정 벤치 주변에는 삼삼오오 모인 만학도들의 노래소리와 웃음소리로 시끌벅적하다. 오는 21일 열리는 대구내일학교 '가족 골든벨'을 준비하는 늦깍이 학습자들이 방과후에 남아 연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시교육청이 운영하는 대구내일학교는 가정의 달을 맞아 작년에 이어 올해도 '가족 골든벨'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올해 골든벨에서는 중학과정 학습자(240명)와 손자손녀(39명)가 한팀을 이룬 30개팀이 문제를 풀며 대결을 펼친다. 또 동급생, 친구, 가족으로 구성된 13팀이 노래와 춤, 합창, 핸드벨과 장구 연주 등 다양한 장기자랑도 선보인다. 여기에 가족 150명도 나와 만학도들을 응원한다. 특히 정정화 학습자(66세)의 아들 이승준(그룹 헤이즈 보컬) 씨는 서울에서 가수활동을 하고 있는데 다른 공연 일정을 모두 미루고 엄마를 위해 특별공연도 자처했다. 3학년 윤용선(74세) 학습자는 "3년 동안 학교를 다니면서 이번에 처음으로 가족들에게 당당하게 내일학교를 다니고 있다고 알렸다. 2남 2녀의 자녀와 9명의 손자들이 모두 골든벨 행사에 오겠다며 응원피켓도 만들고 있다. 뒤늦게 시작한 공부지만 가족들의 응원으로 힘이 난다"고 말했다. 2학년 이정팔(62세) 학습자는 "그동안 남학생도 별로 없고,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가기 바빠 다른 학생들과 친해질 기회가 없었다. 이번에 골든벨을 준비하면서 서로 도와주고 의논하면서 동급생들과 친해져 학교 오는 것이 더 즐거워졌다"고 말했다. 우동기 교육감은 "대구내일학교 중학과정에 재학하고 있는 학습자들의 평균연령이 66세이다. 100세 시대를 맞아 '배움에도 때가 있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 이 행사를 계기로 늦은 나이에 배움을 다시 시작한 만학도들에게 가족들의 격려와 응원이 큰 힘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구내일학교 중학과정은 중학교 학력이 없는 만 18세 이상 성인을 위해 설치한 학력인정 문해교육기관이다. 2013년 11월에 제일중학교에 설치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242명의 만학도가 공부하고 있다. 지금까지 52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류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