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학부모가 섬마을 여선생을 집단성폭행한 사건에 온 국민이 충격에 빠졌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말라고 가르쳐야하는 학부모가 스승의 그림자는 고사하고 인격 전체를 말살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가 해가 갈수록 증가했고 그 때마다 많은 국민들의 분노 속에 성범죄에 대한 대책과 처벌이 강화되어왔다. 이번 사건도 범죄 행위 자체가 놀랍기도 하지만 숱한 성범죄 가운데 하나로 여겼다면 이토록 심한 충격을 받지는 않았을 것이다.  특히 이번 경우는 우리사회의 윤리의식이 막장까지 무너져 내리고 있음을 새삼 발견한 우리 모두가 몽둥이로 강타당한 듯 경악한 것이랄까. 그런 짐승같은 짓을 해놓고 자식에게 무얼 배우라고 학교에 보낼 수 있는지,아버지의 그런 짓을 보고 자란 아이들은 어떤 인격을 형성하고 자라날지 상상만해도 끔찍하고 오싹하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그 대책은 없다는 것인가. 물론 인간사회에는 항상 범죄는 있기마련이고 우범성이 있는 장소와 사람에 대한 예방책을 세우고 발생한 범죄에는 응당한 처벌과 교화를 하는 방식이 일반적 대책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그같은 대책은 단기 처방에 불과하고 근본책은 사회전체가 사람답게 살 수 있게 하는 교육뿐이라해도 과언이아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사건은 인성을 교육시켜야 할 교육계가 그 원천을 파괴당한 것같은 심각성이 있고 그래서 우리 사회의 앞날에 암담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사태가 이러함에도 사건직후 황교안총리와 관련 장관들은 철저한 수사와 이같은 환경에서 일하는 여성들에 대한 안전대책과 재발방지 대책을 지시하는 등 단기적 일반책만 내놓고 있다. 심지어 이낙연전남지사는 섬에서의 인권개선을 이루겠다면서도 자신의 공약인 '가고싶은 섬가꾸기'는 이번 사건에 개의치않고 추진하겠다고 밝혀 사건의 중대성과는 동떨어진 대책을 내놓고 있다.  이번 사건은 섬이라는 안전과 인권의 취약지대에서 벌어진 점은 있지만 그 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범인들에 대한 수사과정에서 드러났듯이 양심의 가책없이 패륜을 저질렀다는 점이다. 자기 자식과 후대에까지 인성발달에 악영향을 미치고 그것이 사회전체를 혼란에 빠트릴 수도 있는 범죄라는 점에서 일과성 일반적 대책 수준으로 미봉할 사안은 아닌 것이다. 적어도 교육자인 스승에 대한 범죄는 자신은 물론 자식에게도 미래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하지않는 이상 유사한 범죄가 재발하지않는다는 보장이 없는 까닭이다. 교사가 많은 직업중의 하나임은 분명하지만 단순히 지식전달 작업으로 임금을 받는 노동자는 아니다. 제자의 인성을 길러주고 인격을 도야시킨다는 점에서는 부모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옛날 우리의 조상들은 스승을 부모와 같이 존중하도록 훈육했을 뿐아니라 부모도 자식의 스승에 대해서는 최고의 공경을 했던 것이다. 산업사회이후 사회 각분야의 직업들에 대한 우리사회의 존중도 평가는 이미 사라지다시피 했고 모든 직업이 임금의 액수나 권력으로만 평가되는 사회가 되면서 교사에 대한 부모와 학생의 공경심은 묻혀버리고 말았다. 그것이 이번 같은 부메랑으로 돌아왔는지 모른다. 우리사회가 경제적으로는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지만 사회구성원들의 도덕성이나 품성은 과거 보다 오히려 후퇴한 것도 이같은 사회적 직업과 직분에 대한 존중도 평가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일 것같다.  스승을 존경해야하는 까닭이 자녀들의 인격형성에 부모와 같은 역할을 하는 데 있다면 부모에 대한 효의 정신이 희박해져가는 것과도 갚은 관계가 있을 것이다. 이번 사건의 근본책은 우리사회의 도덕성 회복에 있지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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