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가 지역구인 김석기 국회의원이 최근 '포항공항'을 '경주포항공항'으로 이름을 변경하자는 제안을 했다. 이에대해 포항시도 '포항'과 '경주'가 함께 들어가는 공항명칭은 괜찮다는 반응이다. 단, 경주가 앞에 들어가는 '경주포항공항'보다는 공항이 포항시에 있고, 포항시민들의 정서를 고려해 '포항경주공항'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활주로 공사로 한 때 운항이 중단됐던 포항공항은 지난달 3일부터 대한항공이 재취항하고 있다. 하루 오전과 오후 두차례 왕복 운항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포항KTX 개통으로 이용객이 급감하면서 탑승율이 50%에 불과하다. 재취항한 지난달(5월) 탑승율은 평균 39%에 그쳤다. 대한항공측은 탑승율 70%가 손익분기점이라며 적자 운항이라고 밝혔다. 포항시는 조만간 60%선은 넘을 것이라고 하지만 70%이상 탑승율을 끌어 올리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활주로 공사전만 하더라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김포와 제주노선을 주 62편 운항하면서 짭잘한 수익을 올렸다. 지금 포항시가 대한항공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기위해 여러 가지 묘안을 찾고 있다. 해병대에 부탁해 군 장병들이 포항공항을 이용할 경우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김석기의원의 제안은 양 도시가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이라 생각된다. 현재 포항시와 경주시가 함께 추진하고 있는 형산강상생프로젝트 취지와도 맞아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얼마전 포항시에서 있은 경주시장과 포항시장이 함께 참석한 양도시 상생발전협의회에서도 이 문제가 논의되었다고 한다. 최양식경주시장이 '포항공항' 명칭에 '경주'를 포함시키자고 제안했다. 이에 이강덕 포항시장이 좋은 생각이라고 화답했다고 한다. 사실 포항과 경주는 남이 아니다. 신라때부터 경주는 서라벌-금성-낙랑군-동경-경주부 등으로 이름이 바뀌었고, 포항은 경주의 속현 중 하나였다. 조선조까지 포항앞바다를 통해 들어온 무역선이 형산강을 따라 부조항을 거쳐 지금의 경주시가지 북서쪽으로 흐르는 형산강포구까지 드나들었다. 이렇듯 포항과 경주는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각각 다른 지역이 아니다. 지금 포항시와 경주시 모두 지역경제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철강경기 장기부진으로 포항시민들의 체감경기는 그 어느때보다 힘들다. 관광산업이 주 산업인 경주시 또한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시민들의 호주머니 사정은 바닥 이라고 한다. 특히 경주시의 경우 지금까지 국제적인 관광도시임에도 불구하고 공항이 없어 여행사나 장국 관광객들에게 '공항없는 국제관광도시'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었다. 이 참에 포항시와 경주시는 물론이고 영덕군·울진군·울릉군 등 경북동해안 5개 시·군이 함께 외국 관광객 유치에 동참함으로써 포항공항 활성화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 이것은 결국 두 도시 뿐 만 아니라 경북동해안 5개 시·군의 경제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 뻔하다. 강원도 양양공항 경우 과거에는 이용객이 없어 큰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양양공항을 통해 중국 요커들을 대거 유치하면서 공항이 다시 살아나고 인근 시·군들의 경제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되는 사례를 경북동해안 5개 시·군들은 눈여겨 보아야 한다. 지금 우리는 과거 성장위주시대의 산업구조를 벗어 난 지 오래되었음을 직시해야 한다. 몇 사람의 리더십 또는 각 자치단체의 선도적인 한두 업종으로는 성장, 발전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서로의 장점을 융복합해 서로 상생발전하지 않고는 남보다 더 잘 살 수가 없다. 김석기의원은 "'포항공항'을 '경주포항공항'으로 명칭을 변경하면 국제적 지명도가 높은 경주의 네임 밸류로 공항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게 되고, 포항은 국내외 관광객 증가로 공항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포항시는 너무 지체하지 말고 포항시민들을 상대로 공청회를 여는 등 시민들의 의견을 모아 경주시 제안에 화답해야 한다. 경주시민들도 포항시민들이 '경주포항공항'보다 '포항경주공항'이 좋겠다고 하면 그 정도는 양보할 수 있어야 한다. 상생은 서로 배려하고 양보하는 것이 필수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