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은 한자어와 병행하여 표기하기 때문에 말의 의미도 다양하고 표현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이다. 구설수(口舌數)란 말은 상대방에게 시비하는 말이다. 헐뜯는 말로 인하여 남의 원성을 듣게 될 운수(運數)를 가리킨다. 정치권에서 흔히 쓰는 말로 상대방이 어떤 과오(過誤)를 저지르면 반드시 튀어나오는 말이 사과(謝過)할 것을 종용한다. 그러면 이 쪽의 대답에 대한 용어도 강도의 차이를 둔다. '송구(悚懼)스럽다'는 말은 두려워서 마음이 몹시 거북하다는 뜻이고, '미안하다'는 말은 남에게 대하여 부끄럽고 낯이 화끈거린다는 뜻이 내포되어있다. 그리고 가장 듣기를 희망하는 말이 '사과한다'는 말이다. 사과(謝過)란 자기의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상대방에게 용서를 비는 의미가 있어 최후의 경우에 쓴다. 사건의 경위에 따라 쓰는 말이 상대방의 마음을 누그러뜨리고, 너그럽게 이해해 달라는 것으로 '죄송(罪悚)하다'는 말은 일반 사람들 사이에 많이 사용하는 말이다. 서로의 예의를 지키면서 죄 지은 것 같이 마음이 편치 않고 두렵고 떨린다는 것으로 인정하면 모두가 풀리는 관계가 형성된다. 그런데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막말'이다. 막말은 상대방과 다시는 안 볼 듯이 되는대로 함부로 하는 말로써 뒷일을 생각하지 않고 딱 잘라 버리는 말로 표현되어 그로인한 파문은 크고 오래간다. 요즘 정치판에서 유행되고 있는 '막말 파동'은 국가의 품격을 손상시키는 일로 최악의 경지에 이르고 있다. 막말을 하면 명성(名聲)을 얻고, 마치 영웅(英雄)이나 되는 것처럼 조명을 받는 까닭에 그 빈도가 최고에 이르고 있다. 상대를 향해 막말과 저주를 아낌없이 쏟아내면 더욱 한탄스러운 것은 같은 진영에서 박수와 찬사가 쏟아지고, 매스컴의 선두자리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해결의 처방은 간단하다. 나와 생각이나 소속이 달라도, 이해(利害)관계를 가진 상대방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문화가 우리사회엔 부족한 편이다. 성서에도 "미련한 자는 그 입으로 망하고, 그 입술에 스스로 옭아매인다"는 말도 있다. 철학자 데모스테네스는 "아이는 우는 소리로 사건의 차이를 알리지만, 어른은 말로써 그 지식의 유무를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말은 화석(化石)이 된 시요, 사상의 옷이란 말에 큰 울림을 가진다. 사람은 오로지 말해야 할 때에 가만있고, 가만있어야 할 때에 말하지 말 것이며 현자(賢者) 의 입은 마음속에 있고 어리석은 자의 마음은 입 안에 있다는 것을 명심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