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를 10위권 경제대국이니, 2차 대전 후 산업화와 민주화에 성공한 유일한 국가라는 등 국민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평가와 찬사가 우리에게 자부심을 가지게 한지 오래다. 물론 그것은 사실에 기초한 평가이며 국제사회에서도 그에 걸맞는 위상을 가지게 되었다. 저개발국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근래에 들어 '우리의 성공도 여기까지인가?'하는 비관적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은 왠일 일까?  요즘 우리 앞에 잇따라 터져 나오는 공직사회의 부패와 비리, 비전없는 정치권과 집권세력의 혼미, 북핵문제를 둘러싼 안보불안 등을 보고 있노라면 그런 비관이 든다. 세계경제의 침체와 브렉시트로 상징되는 반세계화의 물결 속에 우리도 장기불황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지만 이를 돌파할 방안 보다 희망을 잃게 하는 현상들만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의 사건들은 우리사회가 서민 대중들보다 상층 지도부가 총체적인 도덕적 해이에 함몰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국민적 공황상태를 몰고오는 것이다. 지도층의 자생적 내부개혁으로 국가의 새로운 활로와 발전의 출구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국민들을 충격속에 빠트린 조(兆) 단위 사기행각을 벌인 조희팔사건, 회사돈과 공적자금을 보는데로 집어삼킨 대우조선해양의 부패비리는 총체적 지도층 비리의 전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는 범죄의 주된 당사자들이 벌인 범죄행각은 말할 것도 없고 이들의 범죄행위를 감독 시정 처벌해야할 공적 기관의 간부들 마저 범죄에 가담했거나 외면했고 장기수사에도 그 전모를 밝혀내지 못했다. 이들 사건에 연루된 인물들의 인사에 간여한 정부기관의 무능무책임한 행태는 말할 것도 없고 이 모든 비리와 부정을 밝히고 대책을 세워야할 국회마저 '버스 지나가고 손드는' 격의 대응만 하는 것은 불신만 키우는 꼴이다. 특히 이른바 정운호게이트는 부장판사 출신인 최유정 변호사,검사장 출신인 홍만표변호사,롯데재벌의 신영자 장학재단 이사장,방산로비 등으로 연계돼 우리사회의 뿌리까지 병들었음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조희팔사건 처럼 사정당국이 썩었음을 보여주는 것은 접어두고라도 우리가 지켜야할 자유자본주의의 근간을 허무는 경제계의 부당경쟁 실태가 그 민낯을 보여준다. 여기에 너무 자주 불거져 말하기도 싫은 방산비리 마저 곁들여져 이 또한 총체적 부패를 보여주는 사건이다. 이들 사건에서 보듯 사정직 고위공직자가 현직일 때는 문제의 대상이 되고 퇴직후에는 대기업이나 대형범죄의 방패가 되는 현실은 사정기관의 정체성 상실로 국민의 기대를 져버리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국가의 부패,비리,부도덕사태에 대한 총체적 개혁에 나서야할 정치권 또한 계파싸움에 의한 리더쉽 부재,당지도부의 부패와 부조리로 20대 국회 초두부터 국민의 기대를 벗어났다. 이런 판국에 북한은 핵과 미사일 개발의 기술적 진전으로 우리에게 절박한 안보 위협이 되고 있으나 정치권은 이렇다할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부패와 비리,안보불안 앞에 사회지도부가 자정능력을 잃어가고 있는 비관적 모습에 지금 우리국민은 무엇을 해야할지 고민이 심각해질 수 밖에 없다. 만에 하나 그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되겠지만 우리의 성공신화가 끝나고 주변의 패권국가들이 백년전 약소국민이었던 우리에게 저질렀던 만행을 되풀이하는 날이 오지나 않을지 상상만으로도 소름이 돋는다.우리에게 희망은 있는 걸까? 부패한 나라 필리핀이 합법적 혁명가 두테르테를 대통령으로 선택한 까닭을 자꾸만 되씹어보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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