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언론의 역사를 살펴보면 참으로 치욕스런 기억으로 기록 되여 있다. 그것은 바로 언론이 보도에 앞서 군부에 의해 일일이 검열을 받았던 일이다. 30여년이 흐른 지금에 와서도 그 때를 뒤돌아보면 결코, 잊고 싶지 않는 부끄러운 역사이지만, 그 당시의 상황을 한번보자. 박정희 전 대통령 시해를 계기로 등장한 전두환 신군부는 1980년 2월 정보처를 신설하고, 그리고 그 밑에 언론 담당 특별 팀을 두면서 언론을 장악하기 시작한다. 당시 전두환 신군부는 단결된 군부를 기반으로 지속적 국력신장을 위한 안정세력 구축이란 명분 아래 'K공작' 계획을 수립해 언론을 검열하며 통제를 한다. 이 같은 전두환 신군부의 언론 검열의 계획은 각 언론사의 편집방향의 이념적 성향을 파악하고 그 언론에 소속된 간부를 회유와 협박해 자신에게 우호적 여론 형성을 위한 것이었다. 그 일환으로 신군부는 언론인들의 정치성향과 정책 주장을 분석하는 표를 작성해 이를 토대로 기사를 일일이 검열하며 언론을 장악한 한, 그 대표적인 것인 5·18 광주항쟁 보도에 대한 전남매일 신문기사에 대해 전두환 신군부가 칼을 들이 댔던 일이다. 지난 2008년 5월 15일 5·18기념재단은 당시 전두환 신군부의 언론검열 실상이라며 자료를 공개한 그 자료에 따르면 1980년 6월2일자 전남매일 신문 1면과 3면은 곳곳에 전두환 신군부에 의한 붉은 검열의 거친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당시 5·18기념재단이 공개한 전남매일 신문 1면과 3면은 삭제를 요구하면서 '찍찍' 그은 빨간색 사인펜 자국이 곳곳에 남아 있다. 그 중 1면에 게재된 김준태 시인의 '아아 광주여 우리나라의 십자가여'라는 글에는 삭제라는 글씨와 함께 본문의 대부분이 빨간색 사인펜으로 그어져 있어 당시신군부의 언론 검열의 혹독함을 말해 주고 있다. 그동안 청와대는 수차례에 걸쳐 방송 장악은 전혀 없다고 주장해 왔었다. 녹취록이 공개되자 파문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야당은 청와대가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감추기 위해 방송에 개입했다는 사실에 분노를 감출 수 없다며 공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정부의 언론 개입 진상 규명과 이정현 전 수석의 방송법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철저한 수사를 촉구 하며, 언론과 시민사회 역시 정부를 강력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녹취록을 공개한 언론시민단체는 물론이고 일반 시민들까지 정부의 방송장악에 분노하며 철저한 진상 규명을 요구 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보도와 관련해 당시 청와대가 KBS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결국 사실로 밝혀졌다. 지난달 30일 전국언론노동조합-민주언론시민연합-언론개혁시민연대-자유언론실천재단 등은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이었던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과 김시곤 KBS 보도국장 사이의 통화내용을 전격 공개 한 것이다. 2014년도 세월호 참사 직후 당시 이 청와대 홍보수석과 김시곤 KBS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대화한 녹취록이 공개 됐었다. 이 녹취록에는 '그렇게 그 해경하고 정부를 두들겨 패야지 그게 맞습니까?', '그런 식으로 9시 뉴스에 다른데도 아니고 말이야 지금 해경이 잘 못 한 것처럼 그런 식으로 내고 있잖아요', '요거 하필이면 또 세상에 (대통령님이) KBS를 오늘 봤네, 아이고 한번만 도와주시오' 등등의 대화 내용을 듣노라면 1980년 전두환 신군부의 서슬퍼런 언론 검열의 어두운 그림자가 떠오른 이유는 왜 일까, 녹취록은 이 전 수석이 김시곤 KBS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해경에 대한 비판보도를 강력하게 항의하고, 박 대통령의 불편한 심기와 정부의 입장을 고려해 보도 내용에 특별히 신경 써 줄 것을 거듭 요청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녹취록의 내용은 청와대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특히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 국민들의 안위보다 대통령의 심기를 더욱 걱정하고 있는 이 전 수석에 대한 비난이 끊이질 않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고, 서슬퍼런 언론 검열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