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발빠른 대응(2)1980년대 초부터 요서지역에서 '요하문명'이 새롭게 발견되었다.중국은 요하문명을 중화문명의 기원지로 삼고 그 주도세력을 중화민족의 조상인 황제족(皇帝族)으로 만들기 위한 다양한 국가 주도의 역사관련 공정(프로젝트)이 진행되고 있다. 대부분의 한국인은 '동북공정(東北工程)'만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공정들이 진행되는데, (1) 하상주단대공정(夏商周斷代工程: 1996-2000) → (2) 동북공정(東北工程)으로 약칭되는 동북변강역사와현상계열연구공정(東北邊疆歷史與現狀系列硏究工程: 2002-2007) → (3) 중화문명탐원공정(中華文明探源工程: 2004-2015) → (4) 국사수정공정(國史修訂工程: 2010-2013) → (5) 중화문명전파(선전)공정(中華文明傳播(宣傳)工程: 2016 ? - 2020 ? ) 등이 진행되었거나 현재 진행되고 있다.  1949년에 중화인민공화국이 건국되고 1950년부터 5년 단위로 중앙정부 주도의 'X차 5개년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박정희 정권 시절 'X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비슷하다. 우리는 주로 '경제개발'에 초점을 두었지만, 중국의 경우에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중국의 역사관련 공정은, 1995년 요하문명이 명명된 후인 1996년부터 '9차 5개년 계획'인 9.5계획(1996-2000)에서부터 시작한다.  첫째, 9.5계획의 일환으로 시작된 '하상주단대공정(1996-2000)'에서는 대대적인 발굴과 연구를 통해서 중국의 고대 왕조인 하(夏: B.C 2070 -B.C 1600), 상(商: B.C 1600 -B.C 1046), 주(周: B.C 1046 -B.C 771)의 설립 연대와 멸망 연대를 공식적으로 확정지었다.  둘째, 우리에게 유일하게 잘 알려진 동북공정(2002-2007)은 대부분 중국의 의도대로 마무리 되었다. 곧, (1) 동북 소수민족의 모든 역사는 중국사이고 (2) 따라서 고구려사·발해사는 중국사의 일부이며 (2) 고구려는 '동북지역의 지방정권'이기 때문에 고구려와 수나라·당나라와의 국가 간의 '전쟁(戰爭)'은 이제 '전쟁'이 아니라 '내란(內亂)'이라고 본다.  셋째, 중화문명탐원공정(2004-2015)은 중화문명의 기원을 탐구하는 프로젝트였다. 2015년 12월에 마무리된 이 공정의 결과는, (1) 요하문명 지역은 중화문명의 시발점이고 황제족이 주도한 문명으로 보며 (2) 황하문명 지역에서는 하상주이전의 신화시대였던 요순(堯舜)시대를 도사유적(陶寺遺址: B.C 2450 -B.C 1900)의 대대적 발굴을 계기로 역사시대로 끌어 올린 것이다.  넷째, 국사수정공정(2010-2013)은 기존의 정사(正史) 기록인 점교본(点校本) 25사(24史 + 淸史稿)를 새롭게 발견·연구된 결과를 바탕으로 각주 작업을 해서 다시 출판하는 것이다. 이것을 수정본(修政本)이라고 부르는데, 2013년 '사기(史記)'가 처음으로 출판된 이후 2017년까지 25사가 모두 출판될 예정이다. 다섯째, 중화문명전파(선전)공정(2016 ? - 2020 ? )은 중화문명탐원공정(2004-2015)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책임자였던 왕외(王巍, 왕웨이: 중국사회과학원 고고연구소 소장, 중국고고학회 회장, 전인대 고고분야 직능대표)가 2015년과 2016년 3월에 열린 양회(兩會: 전국인민대표회의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기간 중에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는 것으로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다. 중화문명 5000년의 역사가 밝혀졌는데 아직 중국인이나 외국인들이 잘 모르고 있다고 안타까워하며 왕외가 직접 건의한 12가지 계획 중에는, (1) 찬란한 중화문명의 형성에 대한 100부작 다큐멘터리, 100권의 총서 (2) 어린이용으로 30-50부 만화영화, 100권의 그림동화책과 만화책 (3) 초-중고-대학교의 교재와 보조교재를 편찬 (4) 국내외에서 <중화문명 정품문물 순회전(中華文明正品文物巡廻展)> (5) 세계 각국 언어로 된 홈페이지 제작 (6) '중화문명 선전창의 기금(中華文明宣傳創意基金)' 설치 등이 들어가 있다. 왕외의 학문적 무게로 보아 그의 건의는 조만간 실현될 것이고, 특히 '초-중고-대학교의 교재와 보조교재를 편찬'은 새로운 '역사교과서'의 탄생을 예고하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의 관점과 시각에서 요하문명을 연구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중국의 관점대로 동북아 상고사는 재편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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