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부터 전래되어 온 사자성어에 '감탄고토(甘呑苦吐)'란 말이 있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는 뜻으로 사리의 옳고 그름에 관계없이 자기 '비위(脾胃)'에 맞으면 좋아하고 그렇지 않으면 싫어함을 말한다. 구약시대에 선악과나무가 있었다. 먹으면 선악(善惡)을 알게 된다는 나무로 아담과 하와가 야훼의 계율을 어기고 따먹음으로써 에덴동산에서 쫓겨났다고 한다. 일명 금단(禁斷)의 열매인 것이다. 이때부터 인류의 조상은 '선'과 '악'을 구별하고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것이 인간의 본성임에 틀림없지만 선과 악을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모든 운명에 차이가 난다. 전국시대의 맹자가 주창한 중국 철학의 전통적 테마인 성선설(性善說)이 있다. 사람의 본성은 선(善)이라는 학설이다. 성론을 인간의 본질로서의 인성에 대하여 사회적, 도덕적인 품성이 착하고 어질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중국 고대 유학자 순자가 주창한 성악설은 사람의 타고난 본성은 악(惡)이라고 생각하는 윤리사상(倫理思想), 인간의 도덕적 수양을 중요한 과제로 삼고 성악과 성선을 함께하며 살아왔다. 서로의 의견에 반대하면서도 사람들에게 수양(修養)을 권하여 도덕적 완성을 이루고자 하는 공통점도 있다. 사물에 취사선택이 있듯이 우리의 생활에도 경제성이나 이용 가치성에 있어서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 분명히 있다. 어디서 전래된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우리의 생활과 사회에 '님비현상'이란 신조어가 생겨났다. 님비(NIMBY)는 영어로 'Not In My Back Yard(내 집 뒷마당에는 안 된다.)'의 줄임말로 교도소나 쓰레기 처리장, 화장장, 사드 배치, 노인요양원, 핵폐기물처리소 같은 공공시설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내 집 근처에는 절대로 안 된다'는 이중적인 지역 이기주의(利己主義)를 뜻한다. 더럽고 위험하며 혐오감을 주는 시설물 건설도 '절대 반대'하는 현상이다. 아이들 교육과 정서에 맞지 않고, 집값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 궐기(蹶起)를 하고 배척하는 사례가 지방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심지어 골프장이 들어서면 골프장 잔디를 가꾸는데 농약을 살포한다는 이유로 마을 전체가 식음을 전폐해가면서 저지운동(沮止運動)에 생사를 걸고 있다. 그런가하면 '핌피(PIMFY)'는 'Please In My Front Yard(제발 내 집 앞마당에 해 주세요)'의 줄임말로 수익성이 있는 시설이나 행사, 스포츠대회, 각종 문화시설 등을 자신의 지역에 무슨 방법을 쓰던, 그리고 어떻게든 유치하려는 지역 이기주의를 말한다. 일자리가 생기고 문화시설의 독점화와 시대성에 맞는 놀이공원이나 수목원, 휴양지 같은 유치는 열기가 대단하다. 대구공항과 동남권 신공항 유치 경쟁이 '핌피'현상의 대표적 예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원자력발전소 건립은 가는 곳마다 원성 투성이 인데, 한국문학관 설 자리는 20곳도 더 된다니 그 뒷일이 걱정스러워 국가적 차원에서 건립을 유보하고 사업의 진척마저도 취소해버렸다. 국가의 대역사(大役事)의 사업이 추진되지 못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환경, 수익, 교육, 미관 등이 지자체에 어떤 유익을 가져오는지 철저히 따지고 검토해서 조건이 맞지 않으면 한사코 반대한다. 환경(環境)이 인간을 만드는 것이 아니고, 인간(人間)이 환경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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