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이집트와 아시리아의 동굴에서 '낙서'가 발견됐다. 쐐기문자로 기록된 이 문자를 해독하는 데 오랜 세월이 걸렸다. 훗날 어느 언어학자가 그 뜻을 풀어보니 "요즘 아이들은 버릇이 없어"였다. 세대간의 갈등은 고대에도 있었나 보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사회적 윤리'는 존재했다. 그러나 그 윤리의 정답은 없다. 바탕에 존재하는 문화에 의해, 시대적 조류에 따라 윤리의 가치 기준은 달라진다. 그러므로 절대적 가치의 윤리는 없는 셈이다. 공자 시대의 도덕적 가치가 현대에 통용되지 않으며 조선시대 가부장적 문화가 우리 시대에는 부정적 평가를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우리 사회에 범람하고 있는 '패륜'은 도를 넘었다. 부모가 자식을 살해하고 갓난아이에게 골절상을 입히고 철없는 청소년이 PC방 이용료 때문에 아버지를 죽이는 일이 벌어졌다. 이 정도의 패륜이라면 어떤 시대 상황이었든 용납이 불가하다. 그뿐 아니라 연예인들의 성추행은 꼬리를 물고 있다. SNS를 통한 집단적 성추행도 심심찮게 일어나고 기발하게 발달한 메카니즘으로 몰래카메라는 곳곳에서 여성들을 위협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윤리적 바탕은 아슬아슬한 위기상황에 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모든 것은 어디에서 비롯됐을까. 위아래를 가리지 못하는 무질서와 사랑과 박애가 무의미해져 가는 현상에 대해 우리 국민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정치와 경제가 정의로움과 멀어졌고 문화는 부박하게 흔들리고 있는데 우리의 미래는 온전할까. 이 같은 위기를 바로잡아 줄 정신적 지주가 없는 것이 큰 문제다. 어느 나라든 그 나라의 국민들을 하나로 결합할 수 있는 큰 어른이 존재한다. 우리에게는 그런 어른이 없다. 제각각의 주장과 이데올로기로 사분오열돼 있고 집단이 나뉘어져 개별적 이익을 추구하는 세상이다.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구심점이 되고 누구나 본받고 싶어 하는 큰 어른의 출현이 시급한 시점이다. 그래야 나라가 온전하게 안정될 수 있다. 이상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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