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의 래플스 플레이스 역 부근 라우파삿 스트리트는 저녁 7시부터 거리를 통제한다. 이 거리는 싱가포르의 금융가가 몰려 있지만 시간 맞춰 어김없이 바리게이트가 쳐진다. 넓은 도로가 텅 비면 일제히 포장마차가 늘어선다. 또 사람들이 앉을 수 있도록 탁자와 간이의자를 늘여 놓는다. 포장마차는 숯불을 피우고 인도네시아 전통음식인 사테를 만든다. 사테는 일종의 꼬치구이를 말한다. 쇠고기, 닭고기, 양고기, 해산물에 이르기까지 고기가 익은 소리와 자욱한 연기가 장관을 이룬다.  거리에는 자국민들과 여행자들이 뒤엉켜 엄청난 양의 음식을 소비하고 주류와 음료수를 마셔댄다. 이 거리는 '사테 스트리트'로 싱가포르의 명물이 됐다. 라오스의 고대도시 루앙프라방의 핵심거리인 시사방봉 스트리트는 일몰만 되면 일체의 차량 출입을 금지한다. 대신 이 거리에 수많은 천막이 쳐지고 어둠이 내리기 전에 야시장이 펼쳐진다. 이 야시장에는 인근 고산지대에서 살아가는 고산 소수민족들이 만든 수공예품과 전통 의류, 각종 기념물, 심지어 그림까지 거래된다.  야시장 가장자리에는 다국적 여행자들의 입맛에 맞춘 다양한 음식을 만드는 간이식당이 늘어서고 열대과일을 싼값에 파는 상인들이 좌판을 편다. 라오스 여행의 중심인 루앙프라방의 밤시간을 책임지는 곳이 바로 이 야시장이다. 태국 북부 도시 치앙마이의 가장 번화한 도로는 창클란 로드다. 이 길에는 양쪽으로 약 3km 이르는 거리에 야시장이 늘어서 있다. 싼 가격에 물품을 구할 수 있고 여러 종류의 상품들을 만나 볼 수 있어 인기가 높다. 고산족이 수공예로 만든 각종 의류, 목각품, 생활물품들은 정교하고 아름다워 눈길을 끈다. 도심에서 멀리 가지 않고도 다양한 수공예품을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곳에는 정오부터 문을 여는 상점도 많지만 7~10시에 가장 활발한 거래가 이뤄진다. 태국의 대표적 야간 관광 자원이다. 이런 곳이 경주에는 왜 없을까. 왜 시도하지 못하는 것일까. 어두운 경주시가지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일텐데 왜 못하는 것일까. 이상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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