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총선후 탄생된 3당체제가 8·27더민주당 전당대회를 끝으로 당의 지도부 구성을 마치면서 1당인 더민주는 다시'친문(親文)당'으로,2당인 새누리당은 도로'친박(親朴)당'이 되었다. 총선패배의 주된 원인을 제공했던 친박계가 아무런 책임도 지지않고 비박계의 반발을 무시한채 당권을 장악했고 지난 대선이래 모든 보궐선거에서 패배한 책임을 무시한 친문계가 다시 당권을 쥔 것이다. 이런 여야지도체제의 결과를 놓고 이번 총선에서 제3당으로 성공한 국민의당이 내년 대선의 주요전략으로 비박(非朴)과 비문(非文)세력을 흡수, 제3지대의 정치세력을 만들려는 시동을 걸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총선에서 더민주당이 제1당이 된 성공적 결과를 만든 김종인의원이 이번 전당대회에서 친문계에 밀려나면서 역시 제3지대정권교체론을 들고나와 탄력을 받게되었다. 그러나 아직은 제3지대정치세력론의 구체적 밑그림이 국민 앞에 제시되지않아 뚜렷한 윤곽은 파악되지않고 있다. 올연말께부터 움직임이 활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재로선 박지원국민의당비대위원장이 다른 당의 비주류 중진 들 이른바 잠룡으로 거론되는 인물들을 만나 세규합의 제스처를 보이는 수준이다. 다만 정치권 주변에선 이같은 제3지대론의 방식은 비박비문(非朴非文)세력을 대상으로 하되 호남=국민의당 거점캠프 빅텐트론과 영호남연대론 등이 주로 거론되고 있고 이같은 정계개편의 성공여부에 관심이 쏠려있다. 이에 대한 평가는 제3지대론이 민심에 역행하는 당지도체제를 고수하는 여야기성정치권을 심판하고 대체한다는 타당한 명분은 갖추었지만 기득권에 안주하는 현역의원들의 합류가 미약하다면 실현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그러나 비박비문의 민심을 담아내는 정치세력을 형성할 수만 있다면 우리 정치권은 혁명적 정치쇄신의 빅뱅을 맞을 것으로 보는 것이 지배적이다. 제3지대론은 이같은 세력간 정치지형 형성논리로는 상당한 설득력과 실현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제3지대정치세력이 어떤 정책과 이념을 가질 것인가에 대해선 전망이 선명하지않다. 대체로 친박세력을 우파의 끝자락에 놓고 친문세력을 좌파의 끝자락에 놓을 때 그 중간지대를 제3지대정치세력이 포진한다고 보는 것이 정치권주변의 관측이다. 그같은 사례로 제3지대론자인 김종인의원은 경제정책에는 경제민주화를 놓고 싸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문제는 모호성을 견지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은 제3지대론의 캠프를 자처하는 국민의당이 정부의 싸드정책 초기부터 반대당론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는 점에서 이념적 중간지대 설정이 가능할 것인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특히 한국의 정치현실에서 진보니 보수니 하는 개념이 정통적 정치학적 개념에 따르기 보다 북한과 중국,미국과의 관계에서 어느나라와 노선친화적인가를 기준으로 삼을 때가 통상적이다. 언론에서는 지난 대선에서 경제민주화를 공약으로 걸고 승리한 새누리당의 경우 진보라 하지않고 여전히 보수라고 했던 것은 외교적 친미성향이 그 바탕인 것이다. 현재 당면한 문제는 싸드의 한반도 배치를 둘러싼 찬반이 이같은 친북(親北),친중(親中),친미(親美)성향을 드러내고 그것이 보수와 진보를 가르는 잣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싸드 배치에는 찬반만 있게 될 가능성이 크고 전략적 모호성도 마지막에는 어느쪽에든 함몰될 가능성이 크다. 현시점에서 싸드배치의 찬성여론이 과반을 넘어서고 있다는 것은 결국 안보문제를 둘러싼 이념문제가 제3지대정치세력을 무력화할 수도 있다는 점을 깊이 새길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