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 우리나라 기상청이 지진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강한 '지진'이 발생했다. 5.8 규모는 우리가 알고 있는 일본 지진이나 중국의 강진에 비해 약하다고 하지만 국민들, 특히 경주시민들은 혼비백산했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자연 재해가 얼마나 큰 충격인가를 실감케 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가장 강력한 규모로 기록된 지진은 지난 2004년 5월, 경북 울진군 동남동쪽 해역에서 일어난 규모 5.2 지진이었다. 1980년 1월 북한 평안북도 삭주에서 일어난 규모 5.3 지진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1978년 9월에도 경북 상주시 북서쪽에서 규모 5.2의 지진이 발생했다. 2014년 4월 충남 태안군 서격렬비도 서북서쪽 해역서 일어난 지진도 규모 5.1로 강력했다. 두 달 전인 7월 5일, 울산 동구 동쪽 해역에서 5.0의 지진이 발생했다. 역사속에서 경주의 지진은 더 엄청났다. 삼국사기와 고려사절요·조선왕조실록 등 근대 이전 역사서에도 지진 기록이 남아있다. 과거 한반도에 민가와 성 위의 담이 무너지고 땅이 갈라지는 수준의 지진이 모두 15차례 났다고 기록돼 있다. 삼국사기에는 779년 경주에서 지진이 일어나 100여 명이 숨졌다고 전해진다. 한반도는 '지진 안전지대'라고 그동안 수차례 말해왔다. 그래서 이번의 지진은 더욱 당황스러운 것이었다. 지진 피해의 복구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닥칠 재난에 대한 대비를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다행히 이번 지진에는 큰 인명피해가 없었던 사실에 위안 받을 일이 아니다.  누구나 잘 알다시피 경주 일대는 세계 최대 원전 밀집지역이다. 게다가 방폐장까지 있다. 무수하게 많은 이들이 그동안 원전의 위험에 대한 경고를 해왔지만 정부는 눈 하나 깜박하지 않았다. 경주시민들은 지금부터라도 돌이킬 수 없는 대재앙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 자연이 주는 재난은 피할 수 없는 것이라 하더라도 인간의 힘으로 그 피해를 최소화시킬 수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해야 한다. 정부의 고위관리가 현장을 방문해 사진을 찍고 갔다고 해서 재난이 닥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스스로 해야 한다.  이상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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