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 화두는 '사드'가 아닌 '경주지진'이었다. 경주시민들은 지진발생 1주일이 지났는데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지진이 워낙 규모가 큰 '강진'이라 경주를 벗어난 지역에서도 충격이 커 보인다. 경주는 통일신라 799년에 진도8 규모의 대지진으로 100여명이 사망한 곳이기에 불안을 더해주고 있다. 비교적 평온했던 천년 수도, 2천년 사적지 경주가 불의에 닥친 5.8규모의 강진이 강타하면서 언제 닥칠지 모르는 두려움과 지진 공포에 술렁이고 있다. 문화재와 기와집들이 피해가 컸다. 물적 피해가 수백억대에 달한다. 연휴를 즐기기 위해 찾아온 보문휴양단지 특급호텔 투숙 손님도 놀랐다. 계속되는 여진 방송에 놀란 투숙 손님들은 앞 다투어 '환불(還拂)'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예약취소'도 엄청 났다. 강진에 놀란 경주시민들은 예고 없이 찾아온 지진 충격에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재산피해는 고사하고 두통과 어지럼증에 고통을 호소하는 정신적 피해가 크다. 진앙지가 경주시 내남면 부지리인 경주지진은 고도경주가 통째로 흔들렸고 한반도가 몸살을 앓았다. 문화재 훼손, 원전가동 중단 등 지진에 대한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경주지진은 지난 7월 울산 지진에 비해 규모가 커지고 있어 불안감을 더해주고 있다. 시민들의 공포 속에 떨고 있는 것은 원전과 방폐장을 보유하고 있는데도 원인이 있다. 원전이 폭발해 방사성 오염으로 수만 명의 사상자를 낸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사태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사태의 피해를 똑똑히 목격했기 때문일 것이다. 추석 연휴에 고향을 찾은 출향인사들은 '별일 없었느냐'며 놀란 표정으로 안부를 물었다. 언제 닥칠지 모르는 대규모 지진에 불안해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특히 최근 7년간 영남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이 한반도 전체의 30%를 넘는다는 통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지진이 일어난 지점이 활성단층대인지 지진전문가들의 정밀진단으로 사실로 밝혀질 경우 기존의 원전과 방폐장은 비상이 걸리겠지만 더 이상 위험 시설물은 들어설 수 없게 막아야 한다. 활성단층에 대한 새로운 지도 제작 등으로 대책을 세워야 한다. 지난 2010년부터 최근까지 한반도에서 발생한 지진은 북한 지역 53건을 포함해 약 374건.이 가운데 31%인 116건이 경상도에서 일어났다. 각각 65건과 40건인 충청도나 전라도보다 2~3배 많은 수치이다. 이번 경주 지진을 제외하고 올해 발생한 52건의 지진 중 경북지역이 진앙인 지진은 9건에 달한다. 경북은 매년 평균 7~10건의 지진이 일어나며 최근 10년 동안 64건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난달에도 안동시 인근에서 발생한 규모 2.0을 시작으로 30일에는 경남 합천군 서쪽에서 규모 2.6의 지진이 발생했다. 역사적으로도, 경상도에서 발생한 지진은 350건 이상으로 전라도나 충청도, 평안도, 강원도 등 다른 지역의 지진 관련 내용보다 100건 이상 많은 것으로 기록돼 있다. 전문가들은 경상도, 특히 경주 울산 포항 지역이 지진의 원인인 '활성단층'이 많아 가장 위험한 지역인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우선 중앙정부의 조사와 별도로 더욱 정밀한 활성단층 지도를 제작해 지진재해 발생 가능성과 규모 파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위성사진 분석, 야외 조사와 함께 건물 내진 설계는 필 수 적이다. 지진 대피요령 등에 대한 주기적인 교육도 주문했다. 어쨌든 지진에 너무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 경주에서 발생한 대규모 지진이 한가위에 화두가 되기도 했지만 이번사태를 거울삼아 더 큰 지진이 닥쳐도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게 '내진설계' 강화 등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