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은 독서의 달이다. 매년 독서의 달을 맞이하여 각종행사를 실시하지만 시민들의 큰 호응이 없는 '도서관'에서만 하는 독서의 달 행사가 여간 애처롭지가 않다. 경주시에는 크고 작은 도서관이 9개다. 거기에다 새마을협의회에서 운영하는 마을문고와 학교도서관에서도 책을 비치하고 있지만, 해마다 도서 대출은 물론 일반인이 운영하는 서점도 줄어들고 있다. 독일 속담에 '머리는 목에 비가 들어갈까 봐 달고 있느냐'라는 것이 있다. 생각을 하고 살기 위해서는 남의 지혜와 지식을 배워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책을 읽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살아가는데 있어 직접경험처럼 좋은 나침반이 없다. 하지만 우리는 책을 통한 간접경험을 통하여 실수와 실패를 줄여 나간다. 우리가 편지 한 장, 인사말 한 장을 쓸 때도 많은 고민을 한다. 저자가 한권의 책을 집필할 때는 그 사람의 인생이 그 속에 모두 들어있다. 얼마나 흥미진진한 훔쳐보기인가. 나도 사회관계망 서비스 SNS를 많이 하는 편이다. 주로 나의 직접경험의 의정활동이나 근황을 올리며 서로 소통하고 좋은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흔적을 남기며 소통하기 보다는 훔쳐보기를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왕이면 제대로 훔쳐보려거든 SNS보다는 교양, 에세이, 문학, 여행 등을 다루는 조금 더 전문적인 책을 훔쳐보라고 권하고 싶다. SNS에 올린 의견이나 정보와 그에 따른 댓글을 보면 이 사회가 왜 이렇게 시끄럽고 혼란스러운지 알 것 같다. 전문적 지식이나 깊이 보다는 주관적 견해와 잘못된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 틀린 것이 아닌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본인의 견해만이 절대적인 것처럼 목소리를 높이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나는 태초의 성선설보다는 성악설이 더 빛을 발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아 불안정하게 변화되는 미래사회가 걱정되어 '인문적 교양서적'을 권하고 싶다. 요즘 북 카페도 인기다. 찻집에도 서가가 있으며 책이 질서정연하게 폼을 잡으며 선택되기를 염원하고 있는 것 같다. 조선시대 크게 유행한 민화의 책거리가 요즘도 좋은 인테리어로 주목받고 있다. 그런데 찻집에도 공원에도 대중교통 장거리 기차간에도 책을 읽는 사람은 아주 적다. 상대방과 대화를 나누고 책을 보는 것이 아니라 고개를 숙여 스마트폰을 하고 있다. 일 전에 우리 시의원들이 어느 단체 행사에 축하하러 가서 모두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 폰을 만지고 있는 것을 어느 시민이 사진을 찍어 보내 왔다. 의원들이 서로 민망하여 다음부터는 조심해야겠다는 다짐을 한 적이 있다. 전자기기의 글자와 종이 인쇄의 활자는 분명 느낌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전자기기를 끼고 있는 사람이 많은 것만 같아 안타깝다. 우리는 매일 배달되는 각종 종류의 활자홍수 시대에 정작 책 읽는 국민이 줄어드는 기이한 현상에 책 읽는 사회 만들기 캠페인을 하고 있다. 자녀들에게는 책을 읽으라고 강요하면서 어른들은 일 년에 책 한권도 읽지 않는 나라의 노벨 문학상은 꿈으로 끝날지 모른다. 학창시절의 지식을 소진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3년이면 끝난다. 글로벌 시대에 평생교육의 구애를 받지 않는 것은 책읽기다. 세계에서 가장 부자인 빌 게이츠도 하버드대학 졸업장보다 더 값진 것이 독서라고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바쁘다는 핑계로 일 년에 책 한 권 읽을 시간이 없다고 하면서도 읽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는 하지 않는다. 고사성어에 두보가 '남아수독 오거서'라고 했다. 남자는 모름지기 다섯 수레에 실을 만큼의 책을 읽어야 한다는 뜻이다. 책을 한 수레 읽은 사람과 10수레 100수레 읽은 사람의 생각과 가치관은 분명 다르다고 본다. 잘못된 사고를 가진 사람이 지도자 또는 리더가 되어 인위적, 물리적으로 인원을 동원하여 목소리를 크게 내는 쏠림현상이 두드러지면 결국에는 서민들의 삶이 지치고 쇠약해진다. 우리는 책을 통해서 정신이 물질을 따라 가는 것을 바로잡고 원칙과 중심이 바로서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책을 통한 또 다른 세상을 향한 창은 맑고 투명하게 방향을 제시해 줄 것이다. 한권 더 자란 우리를 발견하러 지금 당장 도서관으로 달려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