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지금까지 재난을 대비하는 시설 관리를 얼마나 허술하게 했는지 이번 지진으로 확인이 됐다. 경주는 원전 6기가 있는 도시인데도 재난 대비 시설에 관해 전혀 준비를 하지 않았다. 얼마 전 일본 후쿠시마 원전을 덮친 해일이 엄청나게 큰 재앙을 가져온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고, 해일 위험을 인식해 월성원전에 해안방벽을 건설하겠다는 발표를 했으나 지금까지 건설되지 않고 있다. 원전이 있는 경주지역에서 '소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이런 말은 맞지 않는다. 원전 사고가 난뒤 '아차'하면서 미비한 점을 고치면 무얼 하겠는가. 천년의 역사는 재로 사라지고 난 뒤 죽음의 도시로 변할 것이다. 경주가 이렇게 큰 지진으로 몸살을 앓을 줄 몰랐을 것이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시민들이 가장 불안하게 생각하고 큰 재앙을 줄 수 있는 원전부터 안전을 위해 대비하고 준비하자. 시민들이 불안해하고 힘들어하는 모습은 참 안타깝다. 하지만 지금 당장 기와 몇 장 떨어진 것에 경주시 행정을 집중시키는 것도 좋지만 더욱 중요한 원전의 안전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한수원 자체 예산이 없어 해안방벽 만들기 힘들다면 재난 특별지역으로 선포가 되었으니 중앙정부에 해안방벽 건립을 건의해 지진으로 불안해하는 시민들에게 작은 희망을 선물하는 것도 지금 경주시가 해야 할 중요한 일이다. 또한 지금도 여진으로 시민들이 불안해하고 여진이 일어날 때 마다 학교운동장으로 공원으로 대피하고 있지만 일부 학교에서는 시설물 훼손을 염두에 두어 교문개방을 하지 않고 설사 교문을 개방해도 가로등조차 켜지 않는다. 여진으로 피해 학교를 찾는 사람들은 주변에 사는 시민들인데 학교의 처사는 참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학생들이 수업을 하는 시간이면 몰라도 야간에 여진을 대피해 온 주민들에게 너무나 가혹한 행동을 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학교에서 이런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경주시교육지원청도 한 번쯤 반성해야 할 것 이다. 앞으로 또 여진으로 학교 운동장으로 주변 주민들이 모인다면 따뜻한 보리차 한잔이라도 건네면서 포근하게 감사하게 맞이해야 할 것 이다. 이런 모습이 진정한 교육자의 모습이 아닐까.